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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차려 먹는 참치회
by 회땡겨 박주명 Dec 21. 2015

참치 쇼핑몰 차품 행사의 비밀

마트에 가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과일이나 채소들을 대폭 할인가로 판매하는 것을 많이 본다. 참치도 예외가 아닌데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가치가 약간 떨어지는 것들을 차품이라고 해서 따로 판매하곤 한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까지도 할인하기 때문에 차품 행사를 하면 몇 시간만에 바로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근데 정말 차품을 사는 게 이득일지에 대해 써볼까 한다.  그동안 차품을 종종 구입해 보았지만, 이제 더 이상 차품은 구입하지 않는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차품 하나를 구입해 보았다.


* 이 글의 사진은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참치회의 차품은 대부분 크랙 아니면 혈이다.


크랙 : 참치 절단 과정에서 살이 쪼개지거나 갈라져 회로 썰 때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 것

혈 : 포획이나 냉동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살에 피가 스며든 것


크랙은 제품 자체에 이상이 있다기보다 주로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오늘 볼 차품은 혈이다. 말 그대로 혈(血)은 피가 섞여 있는 제품을 말한다. 혹시 횟집에서 광어 같은 회를 먹을 때 피멍 든 것처럼 생선 살이 유난히 붉은걸 본 적이 있나? 광어를 잡을 때 너무 심하게 바닥에 내동댕이치거나 죽기 전에 격렬한 반항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안고 죽으면 살에 피가 스며들어 피멍이 든다.


참치도 마찬가지인데, 포획 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잘못 다루면 살 속에 피가 맺히는 상태가 된다. 이런 제품을 혈이라고 하며, 심한 경우 회보단 구이나 조림으로 먹어야 한다.


이 제품은 세도로라고 불리우는 축양 참다랑어 등지살이고, 혈로 인한 차품으로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였다. 과연 10%  할인받는 게 이득인지 따져보자.

사진을 보면 중간에 실핏줄 같은 게 보이는가? 그게 혈이다.


더 자세히 보면 이렇다.

좀 징그럽다..


단면을 잘라내면 속은 저렇게 생겼다. 살 속에 혈이 파고 들어서 보기에도 좋지 않고 비린내가 물씬 날 것만 같은 모습이다.


피 맛을 조금이라도 감추기 위해서 손질할 때 좀 더 많이 잘라내야 했다. 여기서 버려진 양만 해도 이미 10% 할인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 귀하다는 참다랑어 등지살인데 영 보기가 안 좋다.


최대한 피를 제거하고 예쁘게 썰어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

어디 가서 한대 얻어맞은 것 마냥 군데군데 핏자국이 보인다.


늘 먹던 대로 와사비를 살짝 올리고 무순 두어 개와 함께 간장을 살짝 찍어 먹어본다. 이후로 난 그렇게 먹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피에서 풍겨오는 피비린내가 와사비와 무순으로도 가려지지 않는다. 비린 맛을 잘 견디는 나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그래. 우리 한국인에겐 쌈 문화가 있지.

김에 초생강을 싸고, 소금 기름으로 최대한 맛을 가려본다.


그런데 이것도 실패다. 저 조합으로도 피맛은 가려지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 묵은지.

모든 맛을 가릴 수 있는 최고의 재료이다.


결국 묵은지의 도움을 받아 회를 다 먹을 수 있었다.


차품이 모두 안 좋은 것은 아니다. 비싼 부위를 할인된 가격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20% 할인으로 차품을 구입할 거면 그냥 정상 제품을 구입하라고 권해주고 싶다. 대부분의 차품들은 상태가 좋지 않고, 손질할 때 제거해야 하는 부분도 정상 제품보다 많기 때문에 결국 그게 그거다.


어차피 그냥 먹어도 비싼 참치. 돈 아끼지 말고, 그냥 정상 제품을 사길 권한다.^^


magazine 집에서 차려 먹는 참치회
가장 본능적인 음식.
회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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