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진짜 생와사비를 먹어볼 일은 흔치 않다.
고급 횟집에서 생와사비로 주는 와사비는 보통 일본에서 수입되는 505 생와사비라는 제품이다. 고추냉이 함유량이 30% 가량 되는걸로 알고 있다. 이보다 고추냉이 함유량이 높은 걸로는 녹미원 생와사비 제품이 있는데 고추냉이 함유량이 50%가 넘는다.
이상한 건 몇 년 전에 녹미원 생와사비 제품을 처음 알았을 때는 고추냉이 함유량이 80% 정도였는데 점차 줄더니 60% 대가 되었다가 최근에는 52%가 되었다. 아쉽지만, 내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고추냉이 함유량이 높은 제품이다. 물론 이 제품의 맛도 충분히 맛있고 깊은 맛이 있다.
하지만, 정말 회를 좋아한다면 진짜 생와사비를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고추냉이를 재배하는 곳은 몇 군데 없는데다가 인터넷으로 파는 곳은 더더욱 찾기 힘들다. 여하튼 검색 신공으로 간신히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았다. 가격은 한뿌리에 5천 원을 넘을 정도로 비싼 편이다.(아마 소량 구매라서 더 비싼 듯)
고추냉이는 강판으로 갈아야 하는데 이왕 먹을 거 제대로 먹기 위해 와사비 강판으로 유명한 제품을 구입했다. 상어 뱃가죽으로 만든 사메카와 오로시라고 부르는 강판이었다. 일본에선 1,000엔 정도인데, 국내에선 3만 원 정도에 판매한다.
꽤 고급스럽게 생겼다.
사이즈가 가늠이 되는가? 정말 작다.
대, 중, 소 사이즈 중에 '중' 사이즈인데도 이렇게 작다. '소' 사이즈는 얼마나 작을는지..
근데 상어강판을 쓰면 뭔가 다르긴 한걸까?
고추냉이는 입자를 곱게 갈아야 제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상어강판은 입자를 곱게 가는데 최고라나 뭐라나.
잘 씻은 고추냉이를 갈아 준다.
고추냉이를 갈 때는 일본 글자 ‘노 の'를 쓰면서 갈아야 한다고 한다. 위아래로 가는 게 아니라, 둥글게 둥글게~ 돌려가면서 갈아야 한단 뜻이다.
왼쪽이 녹미원 생와사비 제품이고, 오른쪽이 고추냉이이다.
사실 맛으로 치자면 제품 맛이 더 좋다.(아직은 내 입이 저렴해서?) 제품 맛은 달달하면서도 톡 쏘는 게 있다면, 고추냉이는 매운 맛이 매우 강하고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진 않는다.
생선회를 정말 사랑한다면 한 번쯤은 시도해 볼만한 맛이다. 다만, 몇 개만 구입하기엔 가격이 비싸고 한 번 구입하면 장기간 보관이 안되기 때문에 가성비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냥 경험삼아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