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 물회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날씨다. 이럴땐 시원한 국물의 물회가 제격이지만 식당에서는 잘 먹지 않는 편이다. 이것저것 넣고 비벼 먹는 물회 특성상 신선한 재료를 쓸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꺼려진다. 그러니 집에서 만들어 먹어보자.
우선 수산시장에서 1.5kg 정도 되는 광어를 떠 왔다.(오로시만 해달라고 하면 저렇게 준다)
혼자 먹기엔 너무 많은 양이기 때문에 절반은 물회로 먹고 절반은 곤부즈메(다시마 숙성 광어)를 해 먹기로 했다. 곤부즈메에 관한 건 아래 글을 보도록 하자.
물회 맛이 자극적이기 때문에 그냥 회 먼저 이렇게 차려서 먹는다. 엄청 두툼하게 썰었는데, 집이라서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절반만 먹었는데 벌써 배가 부르다. 이제 본격적으로 물회를 만들어 보자.
우선 야채를 준비한다. 재료는 집에 있는 거 대충 썰어내면 되는데 오이, 당근, 깻잎, 고추는 필수로 들어가는 게 좋겠다. 여기에 요즘 내가 무침회를 먹을 때 즐겨 먹는 꼬시래기를 넣었다. 꼬시래기는 해조류의 하나인데, 마트에 가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소금에 염장된 채로 판매되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소금을 잘 씻어내고 끓는 물에 1~2분 정도 살짝 데치면 된다.
꼬득한 꼬시래기의 맛이 물회의 식감을 한층 살려준다.
야채에 잘게 썰은 광어회를 수북이 올려준다. 매우 수북이~
초고추장 3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참기름 1큰술, 식초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통깨 1큰술, 갈아 만든 배 반 정도(100mg)
이제 양념장을 만들어보자. 냉면 육수를 쓴다던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난 갈아 만든 배 음료수를 좀 섞어서 달짝지근한 맛을 더해주었다. 진짜 배를 사서 같이 먹으면 좋겠지만 너무 비싸서..
요즘은 잘 팔지 않는 갈아 만든 배 음료수..
양념장을 넣고, 물과 얼음을 붓고 비비면 이렇게 물회가 완성된다. 소면을 삶아서 국수도 넣으면 좋겠지만 이미 회가 너무 많아서 스킵했다.
물회는 오징어나 세꼬시처럼 씹는 맛이 있는 회를 사용하는 게 더 맛있지만, 부드러운 광어를 꼬시래기가 그 식감을 대신해 준다.
수산시장 가서 떠오는 회가 아니더라도 각종 해산물이나 동네 마트에서 파는 1~2만원짜리 회를 사와서도 쉽게 물회를 할 수 있으니 꼭 한번 해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