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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땡겨 박주명 Jun 17. 2015

다시마 숙성 광어, 곤부즈메

곤부즈메라는 요리가 있다.  생선을 다시마에 절여서 먹는 것인데, 주로 흰 살 생선에 많이 쓰인다. 방금 잡은 활어회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요즘에는 숙성 전문 횟집도 꽤 늘어 숙성회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는 추세이다.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광어 곤부즈메를 만들어 보자.

동네 마트에 가서 회를 산다. '회는 썰지 말고 덩어리째로 주세요. 제가 할게  있어서요.'라고 말하거나 좀 더 있어 보이고 싶다면 '오로시만  떠주세요'라고 하면 사진처럼 준다.


하루 정도 숙성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너무 작은 광어는 곤란하다. 클수록 좋지만, 일반 시중에 유통되는 양식광어는 2kg을 넘는게 흔치 않다. 최대한 큰 걸 고르되 최소 1.5kg은 되어야 한다. 양이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다면, 절반은 활어회로 먹고 절반은 곤부즈메로 먹으면서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다시마를 준비한다. 청주가 있으면 청주를 뿌려 닦아주고, 없다면 그냥 물수건으로 살짝 닦아 준다.

다시마가 광어를 모두 감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랩으로 다시 감싼다. 이 상태로 숙성을 시키는데 냉장고 신선칸이나 온도 변화가 가장 적은 곳을 골라서 12시간~24시간 정도를 놓아 둔다. 4kg 이상의 대광어가 아닌 이상 너무 오래 숙성시키면 살 탄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별로다.


테스트로 2kg 광어를 48시간 숙성 시킨 적이 있었는데,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탄력이 거의 없어서 식감이 많이 떨어졌다.

24시간 정도 후에 꺼내 보았다. 숙성 기간 동안 끈적끈적한 다시마액이 광어살에 스며들어 천연 조미료를 입힌 광어가 된다. 키친타월로 표면을 살짝 한 번 닦아준다.

숙성회는 활어회와 달리 두껍게 썰어야 제 맛이다.

활어에 비해 탄력이 적기 때문에 날이 잘 드는 사시미 칼을 이용해 한 번에 썰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이 뭉개질 수도 있다. 집에 사시미 칼이 없다면 사진처럼 썰어내는 건 어렵고 그냥 뭉텅뭉텅 잘라내면 된다.


광어 곤부즈메를 먹어 본 사람들은 다신 활어회를 찾지 않게 된다. 숙성하는 동안 살아난 감칠 맛과 깊게 베어든 짭쪼름한 다시마 맛이 이제껏 먹어왔던 광어회와는 전혀 다른 맛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쌈을 싸 먹어도 맛있다.


광어 곤부즈메는 일반 횟집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회이지만, 의외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동안 매번 똑같은 맛의 광어회에 질렸다면, 꼭 한번 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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