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선은 광어, 우럭이지만 역시 생선회의 제왕은 '돔'이 아닌가 싶다.(참치는 예외)
보통 4대 돔이라고 부르는데 '참돔', '돌돔', '벵에돔', '감성돔'이 그것이다.
이 중 횟집에서 주로 '도미'라고 부르는 것이 '참돔'이고, '줄돔'이라고 부르는 것이 '돌돔'이다.
'벵에돔'은 남해 지역이나 제주도가 아니면 쉽게 보기 어려운 종이다.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려서 양식이 어렵고 잘 알려진 종이 아니라서 서울 지역 사람들은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다.
'감성돔'은 바다 낚시꾼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이지만, 역시 일반 횟집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다른 생선과 달리 '돔'은 껍질을 먹는다. 최고의 돔으로 치는 '돌돔'은 껍질을 삶아 먹고, '참돔, 벵에돔'은 껍질을 토치로 불에 익히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데쳐서 먹는다.
이 중 가장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참돔 껍질 데치는 걸 해보자.
참돔 껍질을 익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토치로 불로 지지는 '히비끼', 그리고 뜨거운 물을 부어 껍질을 데치는 '유비끼'
히비끼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유비끼를 해보자.
1. 참돔 준비
수산 시장에서 참돔을 고른 후 머리와 내장만 제거하고 비늘 벗겨 주세요.라고 하면 이 사진처럼 준다.
단, 참돔 머리는 꼭 달라고 해야 한다. 머리와 나머지 뼈는 굵은 소금만 뿌려서 구워서 먹어보면 꽁치구이 따위는 다시 쳐다보지 않게 된다.
이 사진의 참돔은 자연산인데, 자연산과 양식의 구분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연산의 경우 사진처럼 지느러미와 꼬리가 붉은 선홍색을 띠고 전체적으로 색상이 밝으며 비늘을 벗기기 전에 보면 옆면에 다이아몬드처럼 붉은 점들이 박혀있다. 양식은 이에 비해 좀 더 어둡고 칙칙하며, 꼬리가 찢기거나 상처가 대부분 많다.(좁은 양식장에서 자리다툼을 하다 보니)
양쪽 살을 잘 바른 후 해동지(없으면 키친타월)로 싸서 냉장고에 1~2시간 정도 숙성시키는 게 좋다.
숙성을 안 해도 상관없지만, 숙성을 하면 살이 좀 더 찰지고 감칠 맛이 난다.
준비가 다 되었으면 이제 유비끼를 해보자.
2. 껍질을 데치자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정에서 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망위에 살을 올려놓고, 그 위에 키친타월 같은 것으로 덮어준다. 끓인 물을 빠르게 부어주면 되는데 잘못하면 생선 살이 익어버려서 회가 아니라 조림을 먹게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ㅎㅎ
위 아래로 훑어가면 빠르게 2~3회 정도 부어준다.
껍질이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재빨리 얼음물에 담가 주어야 한다.
조물조물해서 열기를 식혀 주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말끔히 제거해 준다.
생선회가 물기를 머금고 있으면 맛이 떨어지므로 물기는 꼭 꼼꼼하게 제거해 줘야 한다.
아무리 익혔다고는 하지만, 껍질을 씹다 보면 질겅질겅 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두 차례 칼집을 넣어주는 게 좋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게 나중에 회를 썰었을 때 훨씬 예쁘게 보인다~
요렇게! 한 상을 차려보았다.
집 냉장고에 파슬리나 레몬, 초생강, 생와사비 따위는 누구나 있지 않은가? ㅋㅋ
밝은 은색 빛이 나는 게 뱃살 쪽이고, 약간 어둡게 보이는 쪽이 등살 쪽이다.
대부분 생선이 그렇듯 등살보단 기름기 있는 뱃살 쪽이 더 맛있다.
유비끼 된 참돔은 3~5만 원 하는 일반 횟집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고, 바닷가 쪽이나 좀 규모가 있는 횟집에서나 맛 볼 수 있다.
수산시장에서 참돔 1kg는 3만 원 정도인데, 두세 명이 먹기 적당한 양이다.
조금만 수고로움을 감수하면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참돔 유비끼를 해 볼 수 있다.
비록 사시미 칼이 없어도 식칼만으로도 어느 정도 비주얼은 낼 수 있으니 도전해 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