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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수 Oct 18. 2021

때로는 함께


 날이 갈수록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고 서른을 앞두고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다. 꾸준히 해야 어떤 모습으로라도 결과가 나올 텐데 혼자 꾸준히 하는 것이 힘들었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서로를 지켜봐 준다면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그런 모임을 찾기로 했다.


 모임을 찾기 위해 ‘소모임’이라는 앱에서 자기 계발 모임을 찾았다. 친목도모가 대부분이라 내가 원하는 모임은 찾지 못하는 건가 싶었는데 운이 좋게도 이제 막 생긴 자기 계발 모임을 찾았고 바로 가입을 했다. 하지만 첫 모임을 하기 전까지 갈지 말지를 고민했다. 이상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모임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까, 얼마 가지 않아 친목도모 모임이 되지 않을까라며 온갖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우선 가서 어떤지 직접 보고 결정을 하자는 마음으로 첫 모임에 참여했다.


 첫 모임에 모임장은 앞으로 우리 모임에서 함께 쓸 기록 양식을 준비해왔다. 모임장의 철저한 준비에 오기 전까지 했던 걱정들은 싹 잊어버렸다.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모였기에 첫날은 각자 하고 있거나 하고 싶은 자기 계발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일주일간의 자기 계발 계획을 작성하고 다음 모임에서 결과와 한 주를 보낸 소감을 공유하기로 했다. 카페나 스터디룸에서만 모이다가 한 번은 수변공원에 모여 저녁으로 회를 먹자며 모인 날이 있었는데 이 때도 모임의 본질은 흐리지 말자며 서로의 일주일을 공유하고 다음 일주일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진 뒤 친목도모의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자기 계발에 진심인 사람들과 약 3개월과 함께했다. 코로나로 모임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지고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모임은 끝이 났다.


 이 모임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모임원들에게 했던 말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하니 응원받는 느낌도 나고 더 즐겁게 할 수 있어 좋네요.”였다. 주변에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항상 아쉬웠는데 이 모임을 통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서로 채찍질도 해주고 응원도 해 준 덕분에 모임에 참여하는 동안 스페인어 기본 교재 한 권을 끝냈고 두 번째 인스타툰을 시작했고 매일은 아니지만 영어와 중국어도 조금씩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었다. 혼자였다면 이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었을까. 짧은 모임 기간이었지만 함께여서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어느 누구의 방해도 없이 혼자 묵묵히 자신이 목표하는 곳까지 갈 수도 있지만 때로는 응원도 받고 채찍질도 받으며 함께 갈 때 조금 더 즐겁고 빠르게 목표한 곳에 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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