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SNS 계정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손쉽게 글이나 사진,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채널들이 인기를 끌며 이를 활용해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활용 빈도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SNS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식당에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나와도 선촬영 후식사가 어색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SNS를 더 많이 이용하는 여성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면 음식에 손을 대기 전에 '먹어도 되냐'라고 묻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맛은 그저 그래도 소위 말하는 '#인스타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플레이팅과 인테리어가 있는 곳은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음식을 평가하는 기준이 당연히 '맛'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이 음식이 'SNS에 올릴 만 한가'라는 또 하나의 평가 기준이 생긴 듯하다.
이렇게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온 SNS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역설적이게도 '연결되지 않음'을 더 강하게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SNS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 지금, 이로 인한 부작용도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 되는 문제로 발전했다. 무엇이 부작용을 만들고, 특히 어떤 사람들이 더 이로 인해 불행해질까?
SNS 의존도와 상향적 사회 비교
SNS의 의존도에 따른 문제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SNS에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타인의 게시물을 보며 상향 비교를 한다는 데에 있다.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애착도가 높을수록 상향적 사회 비교 양상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생활만족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상향 비교가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Stronge et al.,2015).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그들의 가장 행복한 사진들을 보며 자신의 현실을 비교하니 당연히 행복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향 비교를 하게 되면 나의 평범한 현실에 감사하게 되지만 상향 비교는 그 반대의 생각을 하게 되니 문제가 된다. 어떤 것이든 과한 것은 늘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보다 더 깊이 생각해보자. '어떻게' 의존도가 높은 것이 더 우리의 행복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걸까?
SNS 활용도에 따른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
먼저, SNS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SNS 활동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은 제외)
1.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
이 부류의 사람들은 본인의 일상도 적극적으로 게시하고 다른 사람의 게시물도 자주 확인하고 반응을 보여준다. 틈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SNS 계정에 접속하며,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SNS에 올릴 것을 고려하는 유형이다.
2. SNS를 가끔 활용하는 사람
특별히 기록하고 싶은 일상이 있을 때에만 게시글을 올리고 가끔 궁금한 지인의 근황을 보거나 각종 정보를 검색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SNS에 특별히 긴 시간을 쏟지는 않지만 접속은 자주 하는 유형이다.
3. 계정은 있으나 주로 다른 사람의 게시물만 보는 사람
계정은 있으나 본인의 게시물은 올리지 않는다. 간간이 지인들을 팔로우하고 있으며 좋아요나 댓글 등의 반응은 잘 보이지 않는다. 주로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하며 그들의 일상을 구경하기 위해 주로 접속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SNS 활동에 과하게 집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1번 부류의 사람들이 가장 위험해 보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SNS 중독 아니야?'라며 걱정해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1번 부류의 사람들은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고 말 그대로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세상을 SNS에 올릴 사진의 카메라 렌즈처럼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을 공유하며 건강하게 감정을 표출하고 타인과 연결된 느낌을 충분히 받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사용 시간에 따라 심리적 문제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2번 유형은 적당하게 SNS를 통해 사람들과도 연결되며 유용한 정보들을 수집하기에 삶에 있어서 SNS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유형이다. 따라서 크게 부정적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3번 부류의 사람들은 표면상 별로 SNS 의존도가 높아 보이지 않는다.(업로드를 잘하지 않기 때문에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세 부류 중 가장 심리적 박탈감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유형이다. 게시물을 올리고 소통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가장 예쁘고 멋진 사진, 가장 행복한 순간의 사진들도 올리며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최고의 순간들을 기억한다. 좋아요도 누르고 받기도 하면서 사람들과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구경만 하는 사람들은 SNS의 가상공간에 본인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잘 알리지 않고 연예인들과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한없는 상향 비교를 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SNS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별로 누리지 못하면서 단점만 경험하는 셈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사용 정도에 따른 안녕감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적극적으로 게시물을 업로드하는 사람들보다 수동적으로 다른 사람들 게시물을 보기만 하는 사람들의 정서적 안녕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Verduyn et al.,2015).
SNS 불행해지기 위해 하는 사람, 손!
SNS 사용 빈도와 사용 형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SNS를 왜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도 '불행해지기 위해서' SNS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게 나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면 대책이 필요하다. SNS 계정에 접속해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구경하는 것은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되기에 너무나 쉽다. 쉽기 때문에 틈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열어 다른 사람의 일상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무의식적으로 상향 비교를 하게 되고, 대부분은 비교를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간다. 자꾸만 우울감을 느끼고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못난 자신을 한탄하며 너무나 값진 시간들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질투와 자괴감을 주는 사람을 팔로우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끊어버리는 것은 어떨까?
무의식적인 상향 비교가 내 안에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다.
내가 그 사람의 근황을 보며 열등감을 느끼는 사이 누군가는 행복하기 위해 다른 무언가를 하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부족한데 불행해지는 데에 왜 기꺼이 에너지를 소비하는가. 그동안 습관적으로 해왔던 아주 작은 행동이 당신을 불행으로 이끌 수 있으며, 더 안타까운 것은 무엇이 불행하게 이끌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다.
동경하는 누군가의 삶을 보고 지금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나 싫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졌다면,
과연 나는 SNS를 건강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