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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새인 Nov 06. 2020

작심삼일에서 벗어나는 법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목표의 유무 자체가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목표를 '어떻게' 세우느냐가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목표의 중요성이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잘 알려진 만큼 목표 설정에 대한 다양한 기법들도 존재하는데, 이번 글에서는 성취 가능한(Achievable) 목표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작심삼일이 익숙하다면


처음 목표를 세울 때는 대부분 열의에 넘쳐있다. 

해야 할 것들이 마구마구 떠오르면서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그렇게 적어놓은 목표를 실행하는 건 일주일이 못 가는 경우가 많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언젠가 12월 31일의 헬스장과 1월 1일의 헬스장을 비교한 사진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텅 빈 12월 31일의 헬스장과 대조되게 1월 1일의 헬스장은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더 재미있는 것은 그로부터 1주일 후의 헬스장은 다시 한산해진다. 웃프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우는 목표의 단골 메뉴가 운동과 다이어트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현실이 과연 헬스장(운동 목표)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작심삼일 하는 사람이 다 한심하거나 의지박약이라고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목표를 세울 때마다 늘 고군분투하고 있다. '더 나은 나'를 꿈꾸며 목표에 욕심을 내는 것도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목표를 세우지조차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 목표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일 아니겠는가. 


하지만 작심삼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더 이상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면 경고 사이렌을 켜야 할 시점이다.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당신의 목표가 아니라면 말이다. 





목표가 과하면 생기는 일


작심삼일을 하더라도 꾸준히 목표를 세우는 당신을 높이 사고 싶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이어지면 실패가 학습된다. 일단 실패가 학습되고 나면 또 실패를 하더라도 '다음엔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당연시하게 되기에 흘러가는 데로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심리 상태를 「학습된 무기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란 피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부정적인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어떠한 시도나 노력도 결과를 바꿀 수 없다고 여기고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Seligman과 Myer의 유명한 실험이 있다. 이들은 개들을 대상으로 학습된 무기력을 실험했는데, 그 결과 무기력이 학습된 집단에서는 자신이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뭘 해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것을 학습한 그룹의 개들은 통제 가능한 상황에서조차 포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성취 경험 vs 실패 경험


목표를 매번 세우고 실패하고를 반복하는 사람은 '목표도 세우기도 해 보고 (나름대로) 뭘 해보기도 했지만 나라는 사람은 안 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쌓이게 된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목표 자체를 수정할 생각은 못하고 '내가 그렇지 뭘.'이라는 생각으로 빠지게 된다. 이게 반복되면 달성 가능한 과제가 주어져도 스스로가 자신을 통제하기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바로 이것 때문에 성취 가능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성취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 설정의 가장 큰 장점은 성취가 학습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심리학 용어인 '학습된 무기력'에 반대로 '학습된 성취'라고 부르고 싶다. 성취가 학습되면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목표를 세울 때마다 달성한다. → 성취 경험이 쌓인다. → 나는 하면 되는 사람이라는 자기효능감이 생긴다. → 다음 목표를 세운다. → 달성한다. → (반복)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기효능감: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









실패할 목표로 악순환에 빠지지 말기


목표를 성취하지 못할 때 '왜 못했을까?', '다음엔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이번에도 실패했네. 내가 그렇지 뭘.'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에게 실패가 학습된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다만 실패할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실패한 것뿐일 수 있다. 


목표는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목표란 말 그대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야 할 곳을 의미하는데,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정작 가야 할 곳에는 도달할 수 없다. 목표를 세우려 하는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나 목표를 세우는 목적(더 나은 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가 설정한 목표가 성취 가능한 목표인가 아니면 잠깐의 만족감(멋진 목표를 세웠다는 자기만족감)을 위한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잠깐의 만족감을 위해 과한 목표를 세우고, 그 과한 목표가 당신의 실패를 학습시키고 있다면 그 목표는 당신을 점점 더 '목표를 못 이루는 사람'으로 만드는 악순환의 한 고리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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