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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새인 Sep 08. 2023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생기는 일

스트레스가 없는 삶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만 해도 머리가 가벼워지는 것 같다. 

직장에서 겪는 업무 스트레스, 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 가족 간의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이 모든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 모두가 꿈꾸는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만 해도 되고, 모두가 내 맘 같아 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그런 일은 말 그대로 꿈에서만 가능하다. 



어차피 스트레스 제로인 삶이 불가능하다면 스트레스를 친구로 두면 어떨까? 알고 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친구다. 




스트레스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스트레스를 친구 삼아도 될지 알아보기 위해 먼저 정체를 파헤쳐보자. 


●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과제 수행능력이 떨어진다?


맞는 말이다. 자극이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주어진다면 그에 따라 수행능력이 떨어지고 원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어려워진다.


● 그렇다면 반대로 스트레스가 없으면 최상의 컨디션을 갖출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지 않다. 만약 스트레스가 백해무익하다면 스트레스의 양에 따라 성과는 반비례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로버트 여키스(Robert M. Yerkes)와 존 도슨(John Dillingham Dodson)의 연구를 살펴보자. 



스트레스와 성과



출처: 게티이미지




여키스-도슨 법칙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최적의 각성 수준이 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스트레스 정도가 높을 때뿐 아니라 매우 낮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the inverted U, 역U자 가설). 성과가 최대치로 올라가는 지점은 적정선인 중간지점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에만 관심을 가져서는 안되는 이유다. 



이 법칙은 스포츠 심리학에서도 다루고 있다. 너무 긴장하거나 아예 긴장하지 않는 선수는 최상의 운동수행 능력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가장 적정한 ‘최적 각성 수준’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스트레스와 학습



스트레스는 수행능력뿐 아니라 학습과 기억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자극 상황에 노출되면 우리 뇌에서 코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을 방출한다. 이 호르몬은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속 뉴런들을 공격하게 되는데, 이 뉴런들의 손상을 막기 위해 뇌에서는 전쟁을 준비한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나면 손상된 뉴런들이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전보다 더 두터워지고 새로운 뉴런들이 싹을 트기도 한다. 


티솔이 없다면 이런 과정들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할 일이 없어진 해마는 학습 할 기회가 없다. 








물론 코티솔이 늘 학습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과도한 자극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는 뇌 속의 전쟁에서 코티솔이 승리한다. 결국 뉴런들은 파괴되고 학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습뿐이겠나. 우리는 이미 과도한 스트레스의 문제점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자극이 없는 상황도 과도한 스트레스 못지않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로 둘 것인가 적으로 둘 것인가


똑같은 상황이라고 모두가 똑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어떤 자극이 누군가에게는 최적 각성 수준으로 이끌어주는 땔감 역할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반대로 삶을 소진시키는 불덩이가 되기도 한다. 



우리 삶에서 다양한 자극과 과제들은 내 선택과 무관하게 끊임없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적으로 보고 물리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친구로 두고 삶의 연료로 사용해야 한다. 



이 친구는 내 삶 속 과제들을 수행하는 능력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나의 학습과 기억을 돕기도 하는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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