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공부> -고영성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고마워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뽀로로와 핑크퐁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그만큼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나 힘든 것이 현실. 이런 육아생활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있으니, 바로 뽀로로와 핑크퐁이다. 비행기나 기차, 식당에서처럼 아이가 가만히 앉아있어야 할 때, 이유 없이 칭얼대고 울 때, 너무 힘들어서 잠시라도 쉬고 싶을 때, 뽀로로와 핑크퐁은 언제나 엄마와 아빠를 구해준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동시에 걱정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스마트폰이나 TV로 영상을 자꾸 보여 주는 것이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고민은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한편에 접어두고 괜찮겠지 라는 애매한 마음으로 영상을 보여줄 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되는 게 어디 그뿐인가. 아이가 나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아이를 설득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가 무슨 마음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특히 나는 아빠가 처음이기에, 아내도 엄마가 처음이기에, 그리고 누구의 도움도 직접 받지 않고 스스로 해 나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점들이 많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단연코 '공부'다. 모를 때는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워야 한다. 때론 잘못된 정보가 있기도 하지만 맘카페나 검색을 통해 도움을 받는 부분은 이제는 필수가 되어 버렸다.
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항상 책이다. 책은 항상 배움을 준다.(물론 아닌 책도 가끔 있다) 인터넷보다 훨씬 믿을 만하다. 더군다나 이미 잘 알고 있거나 다른 방법으로 검증이 된 작가가 쓴 책이라면 마음 놓고 읽을 수 있다. <부모공부>를 쓴 고영성 작가는 내게 그런 사람이다. 내가 완전 신뢰하는 사람. 닮고 싶은 작가. 팟캐스트 때부터 팬이었고 지금도 여러 채널을 통해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작가. 고영성 작가가 쓴 다른 훌륭한 책들도 많지만, 초보 부모인 내게 최근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책은 바로 <부모공부>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한번 읽었었는데 최근에 재독을 하면서 완전 분해 및 정리를 해봤다. 마인드맵 기법을 활용해 책을 목차 중심으로 다시 요약정리를 해 본 것이다. 꽤나 시간이 걸렸지만 이렇게 해 보니 책 한 권의 내용이 머릿속에 잘 정리되는 느낌이다. 처음이라 요령이 좀 부족했는데 다음에는 좀 더 간결하고 핵심만 추려서 해 보려고 한다. (마인드맵 기법을 활용해 책을 분석 및 정리하는 방법은 다음에..)
이 책을 통해 내가 제일 고민하던 부분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무분별한 영상 시청은 아이에게 왜 나쁠까? 우리 아이에게 영상 시청을 허용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상을 보여줄 때 아이와 함께 보며 아이의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해 주고, 영상에 대해 설명하며 보여주면 된다.
영아들이 영상을 혼자 보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같이 보면서 설명해줄 경우, 영상 접촉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사라진다. 즉 영아들은 실제 세계와 서로 반응하면서 학습을 하도록 창조된 것이다.
만 2세 미만의 아기는 반응에 매우 민감하다. 아기는 대상의 반응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데 일방적인 영상을 보며 주면 아기는 '영상 결함'을 겪게 된다. 영상에 나오는 인물들은 아기에게 능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영상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 또한 과도하게 영상에 노출되면 실행 능력과 주의력 부족, 인지 발달지체, 학습 장애, 충동성 증가, 울화 행동과 같은 자기 조절 능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되는 의견도 있지만 선택은 부모의 몫이다. 영상 시청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면, 나름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나 같은 경우는 책의 조언을 받아들여 하루에 무조건 1시간 미만으로 영상 시청을 허락한다. 영상을 볼 때면 최대한 아이와 함께 보며, 영상 속에 나오는 사물, 인물,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아이에게 설명을 해 주고, 아이의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해 주고 있다. 그 덕분이었을까. 우리 아이는 또래보다 숫자, 사물의 이름, 색깔 등을 일찍 배웠다.
이 외에도 앞으로 육아를 하면서 알아야 하는 필수적인 부분들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책 전체를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육아 완벽주의에 갇히지 말 것.
아이에게 부모의 욕심을 강요하지 말 것. 스트레스는 아이의 미래를 망친다.
안정적인 애착형성을 위해서는 아이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상호작용을 하며, 풍부한 자극과 정서적 지지를 계속해줄 것.
발달에 가장 탁월한 권위적 양육방식을 가질 것. 통제적이지만 융통성도 발휘. 요구를 하지만 합리적인 이유를 꼭 설명할 것. 아이가 나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 믿을 것. 아이의 관점을 더 잘 수용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것. 아이의 감정을 먼저 받아주되 행동은 분명한 한계를 정해 줄 것.
처벌.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설명'할 것. 상황 -> 기분 -> 요청의 방법을 쓰면 아이는 상처 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음.
'성장형 사고방식'을 길러줄 것. 지능과 성격은 모두 변할 수 있으며 노력과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는 결과보다 과정이나 태도를 칭찬할 것. 부모 스스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질 것. 결국 부모 스스로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지면 아이도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다.
뇌 가소성. 인간의 뇌는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한다. 부모는 만 3세 전까지 그 어느 시기보다 아이와 많은 스킨십을 하고, 소통을 하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풍부한 자극과 다양한 경험을 시켜 주어야 한다.
독서는 거의 뇌의 전 영역을 사용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본격적인 독서는 7세 이후에 시작해야 한다. 독서라는 뇌의 통합 작용에 필요한 뇌 주요 부위들은 7세가 지나야 미엘린화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독서를 즐기게 하려면 무엇보다 부모가 스스로 책을 자주 즐겁게 읽어야 한다.
부모와 교사가 아이가 노력하면 언제든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믿는다면 그 아이는 자기의 잠재력을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아이의 창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의 심리적 안정 거점이 되어 줄 것. 부모가 아이에게 안정적인 기지가 되어주면 아이는 그 기지를 거점 삼아 마음껏 세상을 탐구할 수 있다. 창의성은 기존의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기 다양한 경험이 중요. 아이의 창의성을 위해서는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여행, 독서,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이 있다.
감정코칭형 부모가 될 것. 아이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해 주지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는 충분한 설명을 하며 명확하게 선을 그을 것.
아이의 자제력을 키우기 위해 '오디세우스 기법' 사용. 자제력은 한정되어 있음을 인식. 가정에서 정한 규칙은 일관성 있게 지키도록 할 것.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규칙만 정할 것. 부모의 성싱설은 아이의 삶을 성실하게 이끌어 줄 것이다.
정서 명명하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기술할 때 진짜 감정의 정화 효과가 나타난다. 아이가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설명하도록 유도할 것.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의 근본을 세우게 된다. 아이의 발달에서 놀이를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 취학 전 '놀이 선호도'가 높은 부모의 아이들이 자기 주도성, 학습 주도성, 수업 이해 및 참여도가 높았다.
양육에서 아빠의 참여가 두드러질수록 아이의 사회성과 지능에 모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옴. 리처드 플레처(Richard Fletcher) : “아빠와 아이의 신체놀이는 아이에게 는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쓰며 놀이를 하도록 하고, 아빠에게는 아이와 힘을 조절하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 빠와 아이가 신체놀이에 몰입할 때, 아이의 뇌는 행동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놀이는 규칙이 일정하지만, 아빠와 아이가 하는 신체놀이는 불규칙하여 아이를 놀라게 합니 다. 아빠의 놀이는 갑작스러운 흥분을 느끼게 해 주죠. 이것은 감정을 통 제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부모의 기대가 욕심을 강요하지 말고, 내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모습대로 부모가 모범을 보일 것.
육아는 정말 힘든 일이다. 부모의 모든 에너지와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행복하고 뿌듯한 일도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빠 사랑해'라는 한마디와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 한방이면 모두 해결된다. 아이와 함께 느끼는 행복은 단언컨대 지금껏 누렸던 그 어떤 행복보다 크고 소중하다.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현명하게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될 것. 그리고 아이에게 먼저 모범을 보이는 훌륭한 아빠가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