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1호는 가끔 자기가 본 유튜브 내용을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카톡으로 실시간 전달해 줄 때가 많습니다.
"행복지혜 TV"라는 유튜브를 구독 중인데 자기가 좋았다 생각이 들면 아주 많은 공유를 해주어 저를 귀찮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늘은 남편이란? 제목의 내용인데 보자마자 웃음이 빵 터지고, 제 얘기를 그대로
써놓은 듯하여 함께 공유하여 봅니다.
남편이란?
1. 늦으면 궁금하고
2. 옆에 있으면 답답하고
3. 오자마자 자면 허전하고
4. 누워서 뒹굴거리면 짜증 나고
5. 말 걸면 귀찮고, 말 안 걸면 기분 나쁘고
6. 누워있으면 나가라고 하고 싶고
7. 나가 있으면 신경 쓰이고
8. 늦게 들어오면 열받고
9. 일찍 들어오면 괜히 불편하고
10. 아주 이상하고 무척 미스터리한 존재
-출처 행복지혜 TV-
남편이란? 해시태그에 명언, 50세 좋은 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50대 결혼생활 30년 이상을 함께한 우리 부부에게 현실 그대로인 명언이 맞는 듯합니다.
맞벌이를 오래 한 저는 남편이 회식 갔을 때 늦어도 전화를 자주 하지 않아 나름 쿨한 여자로 인정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다닌 회사도 수업이 끝나고 다 모이면 10시가 넘는데 그때 식사를
하고 한때 유행하던 노래방이라도 가려면 12시가 금방 되었기 때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회식문화가 많이 바뀌었지만 제가 처음 취업 후 회식이 있는 날 12시가 넘어 귀가하면
남편은 여자가 무슨 12시를 넘기며 회식을 하냐고 당장 그만두라고 했던 시절이 있었더랬지요.
저는 쿨한 여자가 아니라 저의 상황을 경험했기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한번 하거나 먼저
자겠다고 문자를 하고 잠을 잤습니다. 저도 다음날 아이들 준비시켜 학교 보내고 저도 출근을
해야 하는 바쁜 날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가끔 저희가 저녁 회식을 하기 위해 모이면 10분 간격으로 전화를 하는 동료샘의 남편이
있었습니다. 어디냐? 누구랑 있느냐? 옆에 앉은 저는 얼굴도 모르는 동료 남편분께 핸드폰
전화기 너머로 안녕하세요 라며 저의 소개 인사를 해야 했고, 그런 남편이 부담스운 그 동료샘은
온전히 식사도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들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매번 그러한 상황이 되니 많이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남편이 늦어도 쿨한 마누라처럼 연락 한 번 하고 잠을 자는
현실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퇴근 후 제가 피곤해서 새벽에 들어오는 남편을 기다려줄
힘이 없었던 게 팩트입니다.
30년 이상 함께 살아보니 남편이란 제게 내 손바닥 안에 있어 동선이 다 보이는 친구와 같은
존재입니다. 저 역시 남편의 손바닥 안에 있는 남매와 같은 끈끈한 정으로 사는 동료이자
전우가 된 듯합니다.
남편이란 말 걸면 귀찮고, 말 안 걸면 기분 나쁜 아주 이상하고 무척 미스터리한 존재이지만
이제는 제가 무얼 하든 함께여야 편안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남편은 제게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리고, 매일 밥상에 올라와도 질리지
않는 된장찌개 같은 편안함을 나누며 살아가는 건강한 친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