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어머님 생신 잔치가 있어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이제는 어른이 된 아이들에게 어릴 적 엄마가 해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보게 되었어요.
"난 김치찌개가 최고였어." 딸의 대답에 흐뭇함을 표현할 시간도 주지 않고 아들이 대답했어요.
" 난 짜파게티가 가장 맛있었어요." 대기업 인스턴트 음식을 엄마의 최고 요리로 기억하고 있다니...
아들의 대답에 저는 빵 터졌어요. 엄마를 짜파게티 요리사로 만들어 준 아들 덕분에 가족들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던 시절 저는 요리를 잘하지 못했고, 늘 회사일에 바빠 시간이 부족한 주부였어요.
아들이 라면을 좋아했기에 큰 고민 없이 자주 끓여서 함께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20대 초반 아버지가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시절 음식을 드시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제 마음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달은 듯합니다.
그때 이후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웃으며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일까요? 남편도, 아이들도 모두 좋아하는 음식을 과하게만 먹지 않는다면 저는 무조건 수용하는 너그러운 주부가 되었습니다.
아들이 인스턴트 요리를 내가 해준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기억해도 아주 미안해하지만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마음 한편에는 다른 엄마들처럼 맛있는 걸 좀 더 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아 있지요.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어릴 적 기억에서 저만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추억이 있어요.
아이들이 짜파게티를 좋아하던 시절에 저는 아이 옆에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꼭 진수성찬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때의 나는 최선을 다했고, 아이들은 나의 사랑을 먹고 건강하게 자라주었다고 믿고 싶어 집니다.
이제는 지나간 추억이 되었지만 아쉬움보다는 따뜻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지네요.
주말이면 언제난 엄마는 짜파게티 요리사가 되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엄마는 짜파게티 요리사!! 언제 또 나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