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사 30000개 시대

한국 화장품의 해외진출 Landscape.. 이모저모

by 최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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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장품 브랜드창업은 이제 흔하고,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 브랜드책임판매업자수 3만개 이상이다. 아마 브랜드의 개수는 그들의 흥망성쇠와 확장에 따라 아마도 브랜드수 자체는 그의 두 배, 6만개 정도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제는 정말 양으로 승부하는 때. 정확한 집계는 없다.


ChatGPT의 말로는 한국화장품 시장은 10조원 수준이고, 커피시장이 6.6조원 정도라고 한다. 카페는 10만개(그 중 2.6만개가 프랜차이즈, 7.4만 개가 개인창업), 치킨집은 4만개(그 중 3만개가 프랜차이즈, 1만개가 개인창업) 규모라고 한다. 다들 알듯, 해당 시장들은 이미 포화상태. 프랜차이즈가 가장 쉬운 형태의 창업이라고 할 때, 2000년을 갓 지난 다음에는 치킨창업이.. 2010년을 갓 지난 다음에는 카페창업이.. 2020년을 갓 지난 다음에는 화장품 브랜드창업이 여러 가지 형태로 유행을 타는 것 아닐까. 게다가 약간 덜 요식업같아 보이는 트렌드로 자영업이 전이되는 형태랄까...!


저렇게 시장 내에서 창업으로 대유행을 하게 되는 배경에는 몇 가지가 있다. 퇴직금 정도로 가능할 것. 진입장벽이 높지 않을 것. 우리나라 화장품법이 개정되면서 OEM/ODM 형태로 생산기반이 마련됐다보니 가능해진 일이다. 정말 이제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소액으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 발품 팔아서 카페 하나 차릴 돈이면 한 라인으로 3~4개의 품목을 개발할 수 있다.


문제는 아무나 치킨창업과 카페창업을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잘 할 수 없다는 것. 어떤 사람에게는 닭 한 마리, 원두 한 포대를 구하는 것부터 고객한테 도달할 때까지 경험까지 개선할 문제 투성이인 반면,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흔히 대기업 출신이 퇴직금으로 창업을 했다가 날려먹는 사례가 드라마에 등장한다. 불쌍하게 내비치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그 사람이 일머리 없는 물경력인 것뿐이다.


더 큰 문제는 화장품 브랜드창업과 치킨/카페창업의 가장 큰 차이인 Locality를 쉽게 간과한다는 점이다. 치킨과 카페창업은 동네장사다. 동네 손님에 최적화되고, 메뉴에 최적화, 해당 위치에서 식음료를 만드는 것부터 배달하는 것에 최적화하는 것이 미션인 셈. 하지만 화장품 브랜드는 동네에서 팔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물류망으로 전세계로 판다. Global 장사인셈. 큰 시장에서 이 브랜드를 차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들어야 하고, 팔아야 하고, 재생산 해야한다.


차별점을 기획하고 장사를 해야하는데, 치킨/카페창업처럼 개인창업으로 접근해 브랜드를 개발한 경우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 (잘된다고 소문난 브랜드의) 비슷한 프랜차이즈 형태의 컨셉으로 화장품을 개발한다.

- 비건, 클린뷰티, 케이뷰티 테마로 보통의 스킨케어 제품을 만든다.

- 외주를 써서 사이트를 만들고 아마존 미국에 DTC몰을 개설한다.

- 인허가를 받지않아서 팔리지 않았다고 느끼고 미국 모크라, 유럽 CPNP를 받는데 몰두한다.

- 차별적인 인허가를 받기 위해 이브비건.. EWG.. 이런 인증을 받는데 몰두한다.


그리고..

팔리지 않는다.

아마 초도물량과 온라인 셋업에 1억 정도 들 거다. 그리고 첫해, 진짜로 운이 좋았다고해도 1억 정도 팔릴거다. 큰 숫자 같아 보이지만, 원가율과 배송료를 고려하면 1000 손에 쥐기도 힘들다. 게다가 어떻게든 찾아본 해외바이어들은 위탁판매, 후불정산 등 불합리한 조건만 내세운다. 인테리어, 권리금이 충분히 비싸진 현재 시점. 카페나 치킨집도 초기에 이 정도 들지 않으려나.


보통 내가 하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화장품 만들기도 쉽다. 하지만 괜히 회사 형태로 화장품 브랜드가 유통되고 커지는 것이 아니다. 화장품을 뾰족하게 기획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R&D를 하진 못하더라도 팔로업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유통전문가와 마케팅전문가가 함께 모여서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고 성장시킨다.


재미있는 점은 ㅠㅠ 이렇게 기획해도 사가는 바이어가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맛없는 커피도, 아무리 맛없는 치킨도 어디서든 조금은 팔리지 않나. 우크라이나에서도 화장품은 팔린다. 게다가 어떤 바이어에게는 유명한 이니스프리나, 새로운 인디브랜드나 차이가 없다. 화장품 제조사도 콜마나 코스맥스로 똑같다면... 틱톡을 열어봤을 때 운좋게 보인 브랜드가 유명한 K-beauty 브랜드인 것이다.


여기서 판단의 기로에 선다. 운이 좋아서 연간 2~3억을 팔았다. 나에게 3000만원이 남게 된다. 나는 이 브랜드를 더 키울 것인가 말 것인가. 출퇴근 안하고 먹고 살만하면.. 그냥 살면 되려나. 이런 분들의 특징이.. 마케팅을 위임하려고 하는 것이다. 리소스 부족으로 못하는 건 아닌데, 바이어가 그냥 가져가서 마케팅을 해달라고 하는 것. 어떻게 보면 자사의 브랜드 마케팅을 떠넘기는 것인데, 마케팅이라는 건 생각과 행동 전반에 대한 집합..! 유통이라는 것이 네트워크 망으로 존재하다보니 전부 상이하고, 이렇게 마케팅을 떠넘기는 형태도 어디선간 가능한 것 같다.


최근 우리팀에도 다양한 브랜드를 검토할 시간들이 생긴다. 브랜드사가 30000개인 시대에 오죽하겠나... 그런데 매번 고민이 든다. 작게 saturated 상태로 있고, 안되는 부분에 넋두리를 늘어 놓으신다. 마케팅까지 위임하려는 브랜드가 있다면 나는 우리 플랫폼에 태워 스케일업을 도와드려야 하는 것인가.. 치킨집과 카페도 창업하고 잘 안되면 넋두리가 길어지던데.. 잘되는 치킨집과 카페 사장님이 얼마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지 알려드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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