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보다가
우리 회사를 창업한 건.. 퍼블리의 투자유치 소식이 들려올 때였다.
회사가 유독 힘들었던 때.. 퍼블리의 서비스 매각 소식을 들었다.
콘텐츠로는 안될 거 같다고 징징거리던 그 때, 투자사를 통해 퍼블리 대표님을 만났었고,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이 분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약간 앞선 선배창업자로, 퍼블리의 여러 실험이 성공하길 내심 바라며 팔로우도 계속 하고 있었다. 약간 앞서서 창업과 종료를 경험하셨고, 지금은 실패를 통과하는 과정 중이라고 대중에게 말씀 중이다.
서두에 전달하는 글로는, 안식년 1년 동안 하루 열 몇시간씩 글쓰기를 한 뒤 치유를 받았다는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쓰면서 고통을 글로 옮기셨다 생각했다. 정말로, 창업 중인, 읽는 사람 입장으로 얘기하자면, 몇 챕터를 보다가 약간 PTSD가 올 거 같아서 멈췄다 읽었다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사람이 다라서
이 이유로 나는 투자유치를 미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회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성장했다. 올 해.. 3배 성장한 거 같다. 상반기에는 서울포피엠을 많이 키웠고, 하반기에는 메이크가 많이 커져서 결제금으로는 10억 원/연, 12월 수출대금으로 2억~3억 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성장지표에 신나게 집중하다가도, 문득 사람과 관련된 이슈가 생긴다. 잘못된 선택에 의한 것일수도 있고, 나 또는 상대방이 너무 이상한 경우도 있다. 결과 예측도 어렵고, 품질 관리도 어렵다. 감정이라는 축이 섞이면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나빠지기도 하고, 다정한 말 한마디에 좋아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람과 관계된 것들은 필연적으로 고통스럽다. 친구라면 이 정도는 참았을 텐데, 가족이라면 이 정도는 보듬었을 텐데. 반대로 친구라면 이 정도 말은 해줬을 텐데, 가족이라면 이 정도는 냉정하게 말해줬을 텐데. 이런 생각이 오고 간다.
돈 때문 같기도 하다. 내가 짠 구조에 투자를 받고 그 구조 위에서 회사가 돈을 벌고, 그 돈을 분배한다. 그 받는 돈 때문에 사람은 친구에게, 가족에게 못 보여줄 모습으로 보여주고, 친구처럼, 가족처럼 일하다 역풍을 맞는다. 그 주는 돈 때문에 나는 친구에게, 가족에게는 못 할 것 같은 일을 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가족에게는 못 할 것 같은 욕을 듣기도 한다. 싫을 거 같은 감정은 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욕을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누군가 창업자라는 존재를 과소평가해서, 능력있는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싫어서 내보낸다는 오해를 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려고 한다는 것은 뭔가 고통스러운 일들이 있을 때다. 대부분 사람 문제다. 고민이 들면 일기장 같은 브런치를 열게 되는데, 마구 쓰고 나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별 의미없이 한 행동들에 혼자 의미부여하고 이상한 느낌을 받았고, 웅장하게 써놓은 것일뿐. 결론적으로 별 의미가 없는 글이라 브런치에는 이런 글들만 넘쳐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는 퍼블리같은 콘텐츠 스타트업을 한 때 꿈꾸었지만, 결국은 본능에 충실한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다. 그랬기 때문에 일단은 (비교적 작은) 실패를 통과하는 중이다. 이 길은 분명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거지만, 확실한, 그냥 내가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작은 실패와 그보단 약간 더 큰, 작은 성공이 반복하면서 춤을 추다가 궤도 밖 저 멀리까지 날아가 버릴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