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인스타그램, 유튜브 피드 위의 화려한 콘텐츠에 반복해서 노출되다 보면 어떠면 나도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생겨난다.
나도 퍼스널 브랜딩해서 나를 알려야 하는데…
나도 살 빼서 여름에 크롭티 입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침대 위다. 정신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득 차 있지만, 막상 육체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넘기는 그 간단한 동작도 귀찮아하고 있을 뿐이다. 이럴 때 나에게 스스로 하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실패나 손해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동시에 그렇게 바꾸고 싶어 하던 미래가 나아질 기회조차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노트북을 챙겨 들고 집 앞 카페에 나와 글을 쓰기 시작한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쓴다고 해서 미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을 본 누군가가 내 채널의 구독을 누를 수도 있고, 에디터로서 협업을 제안받을 수도 있다. 즉, 내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단, 1%의 가능성이 이제 막 생겼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 기회가 찾아왔을 때마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에디터 자리를 제안을 받았을 때, 브런치에 꾸준히 마케팅 인사이트를 발행하고 있었고, 노션 템플릿으로 돈을 벌었을 때는 잠을 줄여가며 상세페이지를 만들고, 광고를 돌렸다. 막상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는 그 일이 실패할까 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 두려웠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더 두려워했던 것 같다.
글을 쓰고 집으로 돌아가서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릴스만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난 다시 되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