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인기 있는 맛집, 팝업 스토어에 가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도 1시간이 넘는 입장 대기가 필수인 경우가 많은데요. 코로나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오프라인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유명한 곳에 가기 위해서는 웨이팅이 기본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방문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더현대서울 H 빌리지 경험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한 번 고민해 봤습니다.
종로구 런던동 맛집이라 불리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오전 8시 오픈인데도 불구하고 오픈런에도 웨이팅이 있는 놀라운 곳인데요.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아침 10시에 웨이팅 리스트에 올렸는데 오후 4시에 들어갔을 정도로 기나긴 인내와 정성을 가져야만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반차를 쓰고 평일 오후에 방문해서 비교적 쉽게 들어간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내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극 ‘I’인간은 계산도 하기 전에 지쳐버렸습니다.ㅎㅎ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건물 외부 디자인부터 간판, 내부 인테리어까지 런던 감성이 물씬 나는 공간이라 해외여행이 어려운 코시국에 더 유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 베이글은 다른 곳에 비해 쫄깃하기도 했고 쪽파, 치즈감자, 다크초콜릿, 시나몬 등 다채로운 종류의 베이글을 만나볼 수 있어서 그 자체로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런런 베이글 뮤지엄의 인기 요인 3가지
- ‘런던’의 감성을 99.9% 구현한 컨셉
-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다채로운 베이글
- 인증샷을 찍기에 좋은(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 인테리어
크리스마스 시즌을 지나서 방문한 더현대서울 H 빌리지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엄청난 웨이팅으로 유명한 건 알고 있었지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1~2시간 웨이팅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포토 스팟은 커녕 트리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트리 주변에서라도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예쁘게 나오진 않아서 금방 포기하고 나왔던 것 같습니다.
문득 H 빌리지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오픈런을 하고, 오랜 시간 기다리는 이유가 궁금해졌는데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램에서 #더현대서울을 검색하면 빨간색 곰인형이 달린 대형 트리 앞에서 찍은 인증샷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H 빌리지 방문 후기를 찾아보면 일단 인물 사진이 정말 예쁘게 나온다, 트리에 달려있는 곰인형이 너무 귀여웠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즉, 사진을 찍는 것조차 사람들에게는 더현대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H 빌리지의 인기 요인 3가지
- 인물이 예쁘게 찍히는 공간 환경
- MZ세대들이 열광하는 귀여운 소품
- ‘크리스마스 마을 컨셉’에 충실한 스토리텔링
웨이팅 맛집인 두 핫플의 공통점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명확한 컨셉과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찍기에 좋은 공간 구성입니다. 즉, 식당이던 백화점이던 본래 제공하는 서비스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그곳에서만 있는 독보적인 경험을 제공해야만 사람들은 웨이팅을 해서라도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Z세대는 웨이팅을 걸어둔 곳 근처에 있는 팝업스토어나 전시회, 카페 등을 미리 서치 해두고 자신만의 웨이팅 코스를 만들어 즐긴다고 합니다. 따라서, 웨이팅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도 활성화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사람들이 웨이팅 할 동안 방문할 공간을 마련하거나 이벤트나, 게임 등의 즐길 거리를 배치하여 웨이팅 자체를 또 다른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전략도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