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기도

by 동이화니

아침에 일어나 기도했습니다. 창가를 세게 때리는 빗방울 소리로 여느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마치 작은 타악기들이 즐겁게 구슬 던지기 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소리가 둥글둥글합니다. 둔탁합니다. 명료하지 않습니다. 리듬도 있습니다. 잠시 잠잠하더니 다시 함께 몰려듭니다. 저마다의 높낮이도 약간 느껴집니다. 엊그제 꽃병에 꽂아 놓은 55개의 미니 장미 꽃다발이 창가에서 속삭이고 부딪치고 소리를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악기가 사랑받는 이유가 있네요. 마음을 가볍게 터치하는 뭉툭한 매력이 있습니다. 멜로디가 숨겨진 이야기를 품은 것 같습니다. 가까이서 들리기도 하고, 조금 떨어진 것도 같은 소리가 함께 들립니다. 서재 방문을 열어 놓으니, 저기 거실 창을 두드리는 소리도 들려오네요. 먼 소리, 가까운 소리가 함께 섞여집니다. 아프리카 소년이 작은북을 연주하는 소리입니다. 잔잔한 흥이 절로 솟는 것 같습니다.



오늘 기도는 카타르시스였습니다.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낡은 찌꺼기가 빠져나가는 배출이었습니다. 어제와 이별하고 새날, 지금을 맞는 숭고한 의식이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행한, 동트기 전부터 시작하는 태양신 제사처럼 황홀하게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기분, 새로운 감정, 새로운 생각들이 채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고여 있던 것, 겹겹이 채워진 것이 빠져나가고, 새것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카타르시스입니다.


과거라는 괴물, 미래라는 불안을 이길 수 있는 숭고한 힘, 그것은 기도입니다. 지금이라는 시간이 새것으로 채워지는 것은 기적입니다. 싸~한 무언가가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바다 잔물결 이랑이 떨며 마음속으로 흘러들어옵니다. 잔잔한 쾌의 즐거움이 약간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이것이 은혜의 소리인가요? Grace의 빛 알갱이인가요? 아침에 드리는 거룩한 습관이 만들어 내는 즐거움을 오늘 새롭게 만났습니다. 거룩한 영이 내게로 들어와 나를 정화하는 즐거움을 지금 맛보고 있습니다. 매일 이 행복을 가지고 싶습니다. 아침 예식이 주는 선물이 벅차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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