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안순환도로는 부산의 큰 자랑거리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면 센텀시티를 지나고 광안대교로 연결된다. 그리고 거제도에 까지 이르는 52km 도로를 7개의 빼어난 교량들이 즐비하게 도열해 있다. 아름다운 부산 해안선이 최고의 교량 덕분에 관광 가치를 더하고 해양 수도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신호대교, 가덕대교, 그리고 거가대교. 세계적 명성을 차치하고서도 모든 공사비를 합치면 3조 원이 넘는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한다. 거가대교는 세계 최저 심도 해저 48m에서 건설된 해저 터널, 그리고 2 주탑, 3 주탑 사장교를 포함하여 총연장 8.2km에 이르고, 1조 5000억이 들었다. 그는 부산의 교량을 자랑스러워한다. 그는 구조공학을 전공한 토목공학과 교수이다. 그는 해상 교량의 모태가 되는 광안대교의 설계와 시공을 자문하였고, 지금도 교량 관리 자문을 하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길을 사랑한다. 그는 길을 무척 좋아한다. 길은 공간을 연결하고 소통하게 할 뿐 아니라 사람 마음까지 연결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그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잠깐 근무한 적이 있다. 한국도로공사 자매지 이름은 '길'이다. 그때부터 그에게 '길'이라는 단어는 특별한 애정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실크로드라는 교과의 강의도 맡았다. 구조역학 등 전공과목이 많았지만 길에 대한 사랑을 학생들에게 교양과목으로 전하고 싶었다. 길을 따라 문명이 만들어지고, 길을 따라 정신이 전달되며 우리는 길 위에서 소통하며 살았다. 그는 학생들과 길이 만든 문명과 그들의 역사, 그것을 이룬 장소와 지리를 함께 즐기고 있다. 그는 '길과 사람', '길과 책', '길과 역사'와 같은 주제로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상이 주는 따뜻한 글을 쓰고 있다. 그는 사람이 길 위에서 서로 만나 힘을 얻는 치유의 기분 좋은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리고 우리 길을 찾고 걸으며 마음을 담고 싶어 오늘도 길을 걷는다.
그가 살아온 인생길은 한 번도 걸어 보지 못했던 길을 걷는 것 같았다. 평탄한 길을 걸으며 자연을 느끼고 즐거운 일상을 즐겼다. 때로 거친 비바람을 맞으며 몸과 마음까지 흠뻑 젖어 추위에 떨곤 했다. 더운 여름에 굵직한 땀방울 쏟아 내며 숨을 헐덕거린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추운 겨울바람은 얼마나 매섭고 두려 웠던가? 살을 에는 아픔과 고통에 눈도 뜨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 조차 얼어붙었다. 한번 사는 인생, 경험과 연습도 없이 걸어 다녔다.
그는 현수교를 특별히 좋아한다. 현수교는 길고 튼튼한 두 줄을 양쪽 끝단에 걸어 고정시키고 가운데 두 개의 장대를 넣어 그 줄을 받치고 있다. 그리고 사람과 차가 갈 수 있는 교량 상판을 그 줄 아래로 메달고 있는 교량의 형태다. 현수교는 그 모양이 수려하고 그 길이를 길게 빼낼 수 있어서 사람들이 좋아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Golden Gate Bridge)도 현수교다. 일본 오사카와 고베 섬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교량 아카시대교(명석 대교)도 현수교다. 그리고 부산의 자랑 광안대교(Diamond Bridge)도 있다. 우리가 출렁다리라고 부르는 대부분이 현수교 형식이다. 히말라야 등반을 하면서 보니 깊은 계곡을 양쪽에서 연결하여 건너는 다리는 대부분 이 구조 형식이다. 현수교는 지간을 길게 뽑을 수 있어 수려하고 실용적이지만, 진동이 많다. 양쪽 긴 줄(Main Cable)을 고정시켜 구조물을 매달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교량 형식보다 많이 흔들린다. 특히 바람 하중에는 더욱 그렇다. 물론 충분히 안전하게 설계하고 시공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 이 출렁거리는 다리 위에서 얼마나 즐거웠고 때로 무서 웠던가? 아이들과 소녀들의 비명이 거기에선 항상 새어 나온다.
그가 살아온 인생은 출렁거리는 현수교를 건너가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고정되고 평탄한 것은 없었다. 끝없이 흔들리고 출렁이는 다리 난간을 움켜쥐고 건너 다녔다. 예전에 울릉도 관음도를 가기 위해 현수교 다리를 건넌 적이 있다. 그날은 바람이 엄청 불었다. 초속 30미터 이상이라 개방되지 않았다. 직원에게 사정사정 부탁해 거기를 건너갔다. 바람에 날라 가는 줄 알았다. 교량 바닥에 않아 기어 다녔다. 때로 가지 못해 난간만 붙잡고 죽음까지 그의 주위를 맴도는 순간도 있었다. 그도 그렇게 살았다. 좋을 때도 있었지만 힘들 때도 많았다. 외롭고 절망이 몰려오곤 했다. 그때마다 평화 내려 주시길 얼마나 기도 했던가? 얼마나 하나님께 매달렸던가? 그는 길을 걸으며 지나간 시간을 본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그의 입에선 감사가 흘러나왔다. 하나님의 은혜만이 그를 이끄셨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남은 삶도 얍복강 강가에 야곱처럼 그는 하나님께 매달릴 것이라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