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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새날 Jun 05. 2023

자기 계발서 읽은 지 10년 차

2-1.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가요? -ep.1


요즘 들어 저는 제 스스로가 배움이 빠르지 않은 편이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겸손이 아니라 참말로요.


지금보다 더 의지력이 불타올랐던 20대 시절에는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는 책 꽤나 읽는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초반에는 추리소설을 그렇게나 읽었고, 중반에는 자기 계발서에 빠져들었고, 후반에는 에세이를 읽었어요. 생각해 보면 독서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던 시기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때를 제외하고는 한 달에 두세 권씩은 책을 꼬박 사 읽었던 덕분에 작은 방의 벽 한 칸은 책으로 가득 찰 정도입니다.


그런데 ‘백 권의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과는 다르게 제 인생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습니다. 그런 말을 믿고 체감하고 싶어서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좀 바뀌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20대 중반, 책장 중에 적어도 네 칸 정도는 가득 채울 만큼의 자기 계발서를 읽었는데도 엄청난 변화가 생기진 않았습니다.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그 당시 읽었던 자기 계발서들은 '땔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 '이렇게나 나태한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을 때, 의지력을 불태우기 위한 수단이었으니까요. 요즘에야 각종 SNS에서 동기부여 영상을 검색하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때 당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책뿐이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신 분들의 책을 읽으며 '그래, 이렇게 살아야지'라고 채찍질하며 끌어올렸던 의지는 기대만큼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목적으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인생을 통째로 바꿀만한 변화를 겪어보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의 저는 책을 직접 사고 카페에 앉아 책을 읽으며 사색의 시간을 갖는 제 모습이 좋아서, 그렇게나 독서를 했던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와서 고백하건대, 원래 자아도취를 잘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 시기를 지나 이제는 서른 중반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들춰본 적 없었던 경제 도서, 잠재의식과 마음공부에 관한 도서들을 읽으며 ‘이런 세상도 있었구나’ 싶습니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스레 아껴 읽던 책에 밑줄을 긋고 색칠을 하고 메모도 하고, 심지어 페이지 끝을 접거나 책을 뒤로 꺾어 읽기도 합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그 덕에 예상치 못하게 알게 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예전에는 책을 읽을 때마다 '저자들은 어떻게 내용에 딱 맞는 인용구를 찾아서 썼을까?' 궁금했었어요. 그 책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어떻게 다 기억을 해서 책을 쓸 때 참고를 할까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책을 더럽혀 가며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씹어먹을 정도로 읽다 보면 저절로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궁금증 해결이랄까요.


아무튼 독서습관까지 바꿔가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는 지금의 세상은 이전과는 참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되었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또 하나씩 깨닫고 있습니다. 한 겹의 우물 밖으로 나왔다는 느낌이 생생하게 체감될 정도입니다. 누가 꽁꽁 숨겨놓기라도 했던 것처럼 10년 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직 보지 못하는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 ‘이렇게 좋은걸 진작에 알았더라면’이란 생각이 밀려올 때가 많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알아서 참 다행이다’라고 다독이는 요즘입니다.


제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이 발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사이에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기 때문일까요? 그 때문이라면 지금의 아쉬움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런 세상도 있었구나'라는 깨달음은 우연히 보게 된 밥 프록터의 영상에서 시작되었고, 그는 몇십 년 전부터 이미 강연가로 유명세를 떨쳤으니까요. 


세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변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어며 세상을 바라보는 저의 관점이 바뀌었고, 바뀐 관점 덕분에 이전과는 다르게 보고 해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야가 트이며 생각이 바뀌었고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책을 읽으면 인생이 변하나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경험하고 있는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독서에 별다른 흥미가 없으신 분들을 위해서, 혹은 여전히 "책 읽어도 안 변하더라"하는 분들을 위해서 제게 도움이 되었던 책과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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