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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썽키스트 Mar 07. 2018

'설날'이 많은 이유

[컴퓨터, 스타벅스, 초등학교, 설날] 중에서 가장 다른 한 가지는?

지난 2월에 생각게임주식회사 창립 1주년을 맞이하여 '3분 창의성 체크리스트' 이벤트를 개최했다. 응답자에게는 생각게임 개별 맞춤형 문제 1개를 보내주었다. 어떤 효과를 기대했다기보다는, 1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가 강했던 이벤트였다.



'3분 창의성 체크리스트' 중에 이런 질문이 있다.


Q. 네 개의 단어 중에서 나머지와 다른 한 가지를 선택하고 이유를 말하세요.
[ 컴퓨터, 스타벅스, 초등학교, 설날 ]



이런 질문은 정답이 없고, 사람마다 살아온 습관과 관점에 따라서 개념을 재정의하게 된다. 그런 의도로 체크리스트에 포함했고 역시 다양한 응답을 받았다.




이 중에서 가장 다른 한 가지로 꼽는 것이, '설날'이었다. 응답자의 절반이 '설날'을 꼽았다. 그리고 이유의 대다수는, 나머지는 모두 실체가 있지만 유일하게 '설날'만 실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질문만으로 일반화하면 안 되고 중요한 의미를 발견하기 힘들지만, 그냥 그러려니 넘어갈 수 없다. 왜 사람들은 유형과 무형,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길까? 왜 가장 먼저 그것을 생각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갓난아기'로부터 얻을 수 있다. 갓난아기가 성장해서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엄마 뱃속에서 나온 아기는 아직 신체가 채 완성되지 않았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꾸준히 신체가 완성되어 간다. 그 기간에 엄마의 젖을 먹고 아빠 목소리를 듣고 눈을 깜빡이면서 신체 감각이 발달한다. 이때 아기는 생각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유형과 무형을 가장 먼저 기준으로 삼는 이유를 돌아보니, 우리는 언제나 오감으로 실체를 먼저 인식하고 두뇌 활동하는 시스템을 가졌단 걸 발견한다. 두뇌가 발달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서야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상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을 키운다. 이를 보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무(無)'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창의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는, 실체를 인식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응답자들은 컴퓨터, 스타벅스, 초등학교, 설날을 읽으면서 머리 속으로 그려봤을 것이다. 그런데 컴퓨터, 스타벅스, 초등학교는 경험 상 '실체'로 다가오는데 설날만큼은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손쉽게 설날이 가장 다른 한 가지라고 답하게 된다.



'보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러나 앞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보는 것'에 의존하는 것은 기존 사고방식을 뛰어 너머 '새로운 시선'을 가지는 것도 창의성의 영역이다. 창의성을 기르고 싶다면, 위 문제를 다시 생각하며 '실체가 없어서, 설날!'이라는 답으로부터 한 가지 더 생각해보는 습관 가져보길 바란다.




당신 앞에 있는 물건을 2배로 열심히 본다 해도,
당신 뒤에 있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볼 수 없다.
(발명가, 앤드류 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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