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

어리지만 늙은 나

by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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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엔 너무나 어린 나를 붙잡고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 울부짖었고, 다른 날엔 금방 어른이 된 나를 두고 지나온 시절을 추억하기도 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나는 너무나 모순적인 인간이었고 정확히 말하자면 너무나 당연한 인간이었음을 깨달았어요. 나는 내가 살아온 날들 중에 가장 어리고 가장 늙었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지금의 나이가 처음이므로.


언젠가 ‘나는 이 나이까지 살 줄 몰랐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00살은 존재하지 않았는데 언제 이 나이에 도달하게 됐을까 싶더라고요. 언제나 삶은 나를 그 위에 태우고 이리저리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여기까지 흘려 들어 올 계획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제 나이가 어색하고 생경하게 느껴져요. 새로운 해가 시작될 때마다 또 한 명의 나를 만나 어쩔 수 없이 그 존재를 키워야 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렇다면 나는 언제나 어리고 늙은 나와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보기에 나는 너무나 어리고 어리석고 칭얼대는 사람인데, 그다음 날에는 너무나 어른이 되어 있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저는 스스로가 일관되지 않은 사람이라 느껴질 때면, 나는 여러 명의 나와 산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이것은 제게 당연한 이야기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저도 당연한 인간이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