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좁은 곳에서

어디선가 비는 계속 내리고

by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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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저는 여전히 좁은 곳에 사는 사람입니다.


내 피부에 느껴지지 않는 일들은 여전히 먼 곳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날들이 있었어요.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살고 있다고 믿었는데, 어쩌면 저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비가 오더라고요 아침에. 빗물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소리는 듣지 못했어요. 빗방울이 거세지고 창틀에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제 방을 두드릴 때쯤, 저는 비가 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만약, 빗방울이 제 창틀과 충돌하지 않았다면 저는 방 안에서 비가 오는 줄도 모른 채 그저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흥얼거리고 있었을 거예요. 나와 가까운 곳으로 어떤 일들이 충돌해 올 때 나는 그 일이 비로소 나에게 돌진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죠.


우리는 모두 본인으로 살아서 다른 존재의 상황과 감정을 모를 때가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비는 제게 본인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나의 창틀이 고요하다고 해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겠죠. 어디선가 비는 억수로 쏟아질 것이고, 나는 나의 좁은 세상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내가 모르는 시절에 내가 모르던 곳에서 힘겨워하던 존재들에게, 같이 비를 맞아주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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