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마음을 세탁할 수 있을까

by 생강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 빨래를 했습니다. 세제를 넣고 알람이 울리면 섬유 유연제를 넣고 탈수까지 마치면 빨래는 끝입니다. 옷걸이에 걸어 바람에 말리면 정말 끝이죠.


깨끗하게 세탁된 옷을 보며 나도 세탁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름때처럼 잘 안 지워지는 아픈 기억이나, 흰옷에 쏟은 커피처럼 깊게 스민 어두운 기억을 잘 세탁하고 싶더라고요.


나는 이런 마음과 몸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데, 한 번쯤은 깨끗하게 세탁해서 쓰면 얼마나 좋겠어요. 때가 정말 잘 빠지는 세제와 향긋한 섬유 유연제 그리고 습하지 않을 정도의 탈수까지. 그렇게 세탁하고 나면 다시 걸어갈 의지가 생길 것 같아요.


세탁기 안에서 꽃향기가 났어요. 오늘 제가 좋아하는 섬유 유연제를 썼거든요. 빨래도 잘 된 것 같아요. 옷들이 다시 하얗게 살아났거든요.


사람의 속과 겉에 붙은 먼지나 때도 그렇게 싹 씻겨 내려가면 참 좋을 텐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