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또 다른 나의 이름
새해다. 꼼짝없이 한 살을 먹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나이를 먹는 것에 성공했다. 내가 원하지도,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한 살을 더 먹었다.
나이는 내가 노력 없이 얻은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자연스럽게 얻은 나이로 살면서 그 나이에 자꾸 걸려 넘어졌다.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없는 나이, 무언가는 이뤄 냈어야 하는 나이. 나이 앞에 붙은 수식어가 나를 옭아맸다.
억울해.
치열하게 획득한 것도 아닌데 내가 왜 그것에 압도적으로 져야 하지.
이길 수도 없지만 질 수도 없지.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을 쥐고 나아가야겠다.
이렇게 말해 놓고 나이 앞에 넘어져도 민망해하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을 한다. 넘어지고 얽매여도 시선은 정면에 두고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들을 손에 꼭 쥐고 걸어가야지.
나이는 내가 태어나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있는 시간을 나타내는 단위일 뿐. 지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