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긴 글 #65 - 하루치의 삶

실패와 성공은 모두 도전으로 묶인다

by 생강

65.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아니.

정말?

응, 지금이 좋아.


며칠을 열심히 살았다.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정도로. 노력한다고 해서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노력이 없다면 어떤 것도 시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후회하기 싫었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므로 노력하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누군가는 나를 보고 대단하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내게 머리가 좋다고 말한다. 사람들아, 나는 묵묵히 하루치의 일을 했을 뿐이다. 너무 멀리 보면 마음이 힘겹다. 앞에 놓인 일을 해치워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나는 완벽을 사랑해서 멀리 보고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인데 이번엔 달랐다. 결판 내야 하는 날을 정하고 딱 그 전날까지만 열심히 살자고 다짐했다. 그러면 하루치 할당량이 나온다. 나는 이것만 하고 잔다. 이것만 하고 밥을 먹고 넷플릭스를 보고 커피를 마실 테다. 그런 생각으로 머리를 굴리고 손을 움직인다. 시간은 정하지 않는다. 일이 끝나는 순간 그 시간이 마감 시간인 거다. 이런 방식으로 몇 주를 보냈다.


그러니까 나는 딱 하루, 그 하루만 열심히 산 거야.

그 하루가 모이면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니까. 결국 일 년이 되니까.

난 오늘을 열심히 살면 일 년을 열심히 사는 거라고 믿어.

그래서 돌아가기 싫어. 그 시간을 거쳐 지금이 온 거고, 그런 지금이 소중해.


다음번에 이 정도의 노력을 쏟을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모르겠다, 뿐이다. 그때 가서 생각하자. 경험치를 쌓아서 노련하고 의연하게 일을 해치우자. 이 모든 건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다르게 생각하지 말고 모두 도전이라 생각하면서. 붕 뜨지 않고 겸손하게 하루치의 삶을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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