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요리하는 법은 정말 어려워

세상엔 어려운 것 투성이야

by 생강


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좋다. 평화롭고 안전한 분위기가 정말 좋아. 불안할 것 없고 따듯한 분위기가. 요리책이 그랬다. 사건도 없고 사고도 없는 평화로운 요리법만이 가득한.


어느 날은 요리책을 뒤적거리며 무엇을 해 먹을까 고민하는데, 생각보다 책이 너무 재밌는 거다. 해 먹을 것도 많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위한 삶이 눈앞에 펼쳐진 기분이어서. 그것 말고는 중요한 게 없다는 듯이 맛에만 몰두하는 사진과 요리법이.


아주 평화로웠고 배부른 기분이었어.

읽기만 해도 배가 불러서 마음이 차오르는.

요리는 중요하지.

그러다 갑자기, 허망함이 밀려오면서.

나를 먹여 살리는 것도, 나라는 재료로 이리저리 요리해서 맛있는 음식을 내놓듯이 삶을 다채롭게 사는 것도.

모두 놓치고 있었음을 깨닫고.


평화를 찾으려다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실은 내게 나를 챙기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말았지.


눈으로 읽은 평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을 땐, 정말로 실천해야 했다. 그러니 나는 내게 밥을 해 먹이고 양념처럼 매력적인 방식으로 말하고 불 조절처럼 은은하다가도 솟아오르는 열망을 잘 조절해야 한다. 나를 잘 요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부서진 마음이 단단하게 붙을 것 같아.


마음이 부서진 건 나를 위한 요리도 나를 위한 나도 없었기 때문이지.


그게 내 삶의 전부라는 듯이 살고 싶은데. 요리책처럼 중요한 일에만 몰두해서 중요한 걸 중요하게 만들고 싶은데.


어려워서 죽 늘어진 채 흐물거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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