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으려 하면 행복은 늘 그랬듯 내게서 도망가고, 나는 길을 잃고 덩그러니 남아 허름한 마음을 붙잡고.
행복하기 위해 당장의 행복은 미룬 채 살았다. 어떤 가치나 자격을 지녀야 나의 욕망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음을 안다. 지금과는 다른 마음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행복은 미루면 미룰수록 미련이 돼.
어느 날은 마음이 심하게 삐걱거려 들여다보니, 그것은 녹슨 채로 내게 말을 전했다. 미련이 된대. 행복이 될 수 있었던 조각들이 허공에 떠다니며 주인 없이 그저 미련이 되었다고. 마음은 쪼그려 앉은 채로 내게 행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전히 나는 행복이 어렵다. 다만 눈짓으로 서로를 알아볼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가 녹슬지는 않는지 확인하며, 미련이나 억울함이 되지 않도록 보듬고, 지금 할 수 있는 소망을 해내며 작은 행복에 가까워지고 그리하여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찼을 때, 더 큰 행복을 품을 수 있는 크기의 마음이 될 것이라 상상한다.
그러면 길을 잃어도 잃은 게 아냐. 행복을 발견하는 근육을 키우는 거지. 소망을 하나둘 이루면 그건 행복이 되는 거야.
미련이 되기 전에 행복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