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파르페

by 김새옹


며칠 전, 꿈을 꿨다. 그런 감정은 살면서 처음 느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복잡하고 대적되는 감정들이 나를 관통했다. 굳이 단어로 나타낸다면, 애틋함이다.




흰 공간이었는지 집이었는지, 어쨌든 슈를 봤다. 쿠션 위에서 쉬고 있었던 것 같기도, 바닥에 서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나를 보고 있었다. 웃고 있었던 것 같다—사실 표정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렇게 믿고 싶다—. 슈를 보는 순간 꿈인 것을 너무 알아버렸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사실에 꽤 익숙해 갈 즈음이었다.


그렇게 멀리 있지는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슈를 만져보았다. 꿈에 나온 것만 해도 감지덕지였다. 너무 행복했다. 감격스러웠다. 쓰다듬는 내 손은 오랜만에 그 익숙한 보드라움을 느꼈다. 눈물을 참지 않았다.


슈에게 다가갈 때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먼저 떠난 반려동물이 꿈에 나왔다는 것은, 그 반려동물이 내 꿈에 나타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것이라는 이야기. 슈를 보자마자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슈가 나를 보고 싶었을까? 정말로? 별로 해 준 것도 없는 나를?'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운 존재다. 아직도 선하다. 집에 들어가면 슈를 부르며 찾곤 했다. 그게 당연한 7년이었다. 이제 그 7년의 시간이 속속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하다.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너도, 집에 오면 마음속으로 너를 부르는 나도. 변함없이.



애틋함. 가까웠던 존재를 떠나보낸 적이 별로 없어서 생경한 감정이었다. 짠하고 안타깝고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는 존재, 언제나. 변하지 않을 너를 껴안고 잠깐 울었다. 잠시 동안일 수밖에 없었다. 꿈은 금방 깨니까. 꿈인 걸 알면 더 금세 깨버린다. 모른 척할 걸 후회한다. 덜 마른 눈물 자국을 문질러 닦았다. 찰나의 달콤함이었다. 너무 달아서 쓰다.




슈야, 너무 보고 싶다. 만나면 진짜 모든 걸 내려놓고 매일이고 함께 뛰어놀고, 이 세상의 무엇보다 보드라운 너를 만지고, 너 좋아하던 간식도 다 퍼다 줄 수 있는데. 나는 그 꿈에서도 아무것도 못 해줬어. 고맙다고, 사랑한다고도 못 하고, 놀아 주지도, 간식 주지도 못 했어. 그저 한 번, 몇 초 안기만 했는데 꿈이 끝나더라.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염치없는데, 진짜 한 번만 더 나와주면 안 될까. 너만 온다면 나는 언제든 너한테 갈 테니까. 기다릴게. 매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고 고마웠어. 사랑해.


25.09.19 꿈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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