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벌써 2학년이라니, 선배가 된다니, 믿을 수가 없다..
새내기 때 대학 로망 같은 건 크게 없었다. 그저 더 이상 국수영사과를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깊이 탐구할 수 있다는 것, 등하교가 자유로운 것, 동아리와 연애 정도였다. 적다 보니 많은 것 같긴 하다만..
대학교를 다니면서, 나에 대해 다시금 알게 되는 것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사람 없는 캠퍼스를 누비는 시간이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대학교라는 공간에 한 데 모여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에도, 식당에도, 학교 근처에도, 사람들이 그득하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산책하러 온 외부인들도 보인다. 내가 너무 깡촌에 살아서 그런가? 아무튼 만원 버스도 자주 타게 되었다.
나는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학교에 왔다고 해서 그런 성격이 바뀌진 않았다. 나는 여전히 혼자 무언가에 열중해 있는 시간을 사랑한다. 혼자서도 할 게 얼마나 많은데.. 하루가 짧다.
통학하는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자주 돌아다녀서인지 외롭지도 않다. 친구 관계는 중고딩 친구들로도 너무 족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직은 관계를 더 넓히고 싶은 생각이 없다.
금요일은 금공강을 사수한 사람들 덕분에 캠퍼스가 휑하다. 새내기 때는 금공강을 잘 몰라서 멋모르고 금요일 수업을 신청했다. 그런데 금요일에만 느낄 수 있는 한적한 분위기가 있었다. 사람 소리 대신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를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특히 계절학기 시즌엔 사람이 더 없다. (그래도 도서관엔 언제나 사람들이 있어서, 책 빌릴 때 말고는 잘 안 간다.) 계절학기 수업 후 강의실에서 공부를 하거나, 인문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에 갔다. 썰렁해서 좀 춥기는 하지만 덕분에 잠 깬다고 생각한다.
겉보기에는 텅 빈 캠퍼스지만, 바람과 햇빛이 빈자리를 채운다.
눈에 꽉 들어오는 대자연이 좋다. 자연을 보고 듣다 보면 마음에 평화가 들어찬다. 음… 쓴 글을 다시 보니 너무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어쩌나. 내가 그렇게 느끼는데. 산이 좋고 시냇물 소리가 좋은 걸 어째. 미사여구 덧붙이니 더 나이 들어 보인다. 그만 써야겠다.
시끌벅적한 대학 생활을 상상했지만 이곳에도 한적한 순간이 있었고, 나는 그런 순간을 더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