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by 김새옹


가시가 되는 말

콕콕

나에게만 가시인 말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사실은 내가 입을 다문 이야기

도저히 부끄러움이 가시지 않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


부끄러움은 한 사람을 얼마나 위축되게 만드는가. 얼마나 작아지게 만드나.

부끄러움의 원인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면 될까?

내가 그럴 수 있을까?

나아지지 않는 한, 부끄럽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나는 뭐가 그렇게 무섭지? 무엇이 왜 부끄럽지?

잘 보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까리한 모습에 부합하지 않아서 부끄럽다. 그런데 그런 까리한 모습을 생각한 건 나.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내 모습을 틀로 삼고서, 지금의 나를 부족하게 생각했고 부끄러움을 느꼈다.


남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게 정말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아닐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냥 내가 느낀 것. 이 또한, 남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

뭐, 이따금씩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더 확신했다. 모두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나는 무서웠고 무섭다. 그 눈빛이.


그런데,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하지?

나에게는 뭐가 중요하지?


내가 느낀 것이 정말 무서운 것이긴 한가?

정말로 뭐가 중요하지?


OO을 해야, OOO를 써야, 당당한 내가 싫다. 싫다기보다는, 지겹다. 진짜 나를 부정하는 느낌이다.

진짜 나.. , 진짜 나는 또 뭐지? 그런 게 있긴 한가? 나는 개념만 겉핥기식으로 언급하고 넘어가는 건 아닌가?

이젠 모르겠다. 환상을 만들고 추구했던 건지도 모른다. 인간에게는 바라보고 목표할 무언가가 필요하니까. 그게 비록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라도, 나름 잘 살고 있다는 위안이 되므로. ... 그 끝엔 무엇이 있나.


나는 무얼 보호하고 아끼고 싶은 거지?


눈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함축한다.


하지만, 내가 신경 쓴다 한들 나는 앞으로도 이해할 수 없을 거다. 나는 신이 아니니까.

불가능한 일에 목 매야 할 이유가 있나? 이게 그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인가? 나를 위축시켜 가면서까지?


내 행동들은 눈치 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게 뭐길래 그렇게 신경 써야 하는가?

결국 몇 초 뒤면 지나갈, 몇 분 뒤면 잔상 정도만 남을, 그런 남이지 않나.

그리고 가까운 사람이면 어떤가, 눈치 보며 쌓은 관계가 만족스러울까.

나는 어떻게 살고 싶나, 나를 어떻게 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