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리는 만큼 글을 쓰기 어려워졌다. 글은 나를 쓰는 시간이다. 그 시간만큼은 스스로에게 정말 진솔해져야 한다. 진솔한 만큼 글이 써진다. 내 감정과 상황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지금 나는 진솔하지 않다. 여러 번 회피했고 지금은 죄악감과 후회가 밀려온다.
부끄럽다. 며칠 새에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그런 나를 내팽개치는 것만은 하지 않는다.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다.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시계는 고칠 수 있다.
새로 만들 수도 있는 일이다.
그날의 시간은 이상하리만치 길었다. 내가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정도였다. 버텼다.
어떤 날은 비정상적으로 붕 떠 있었다. 아직도 가끔 그런 기분이 든다.
어떤 날은 너무 행복했다.
나는 그 시간들을 보내고 살아있다. 좋은 날도 있었고 싫은 날도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날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소중하다. 악착같던 그때가 그리워질 때도 있었다.
작은 인간의 위대함은 감정의 파도를 타는 것이다. 한 올 한 올, 세밀하고 생경하게까지 느낀다. 원하든 원치 않든.
그런데 이 파도는 자연에 달려있지 않다. 이 또한 작은 인간의 위대함이다.
자연은 매 순간이 다르고 같은 때가 없다. 그런 걸 보면 인간도 자연에 속하긴 하나보다. 감정은 비슷하지만 같은 때는 없으니까.
나는 아직도 파도만 보면 무심해진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꾸면서 동시에 한 세계에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