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는 삶은 역동적이고 찬란하다

by 김새옹


허니버터칩, 대만 카스테라, 탕후루, 두쫀쿠, 버터떡. 유행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많은 것들을 알게 되면 그만큼 많은 선택지도 열린다. 다만 그만큼 외부의 것들에 정신이 팔려 나를 잃기에도 쉽다. 방대한 정보와 다양한 욕구가 파고드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고 싶나.


나는 매 순간을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 지금은 세상과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호기심이 많은 것 같다. 평생 이렇게 살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묻고 싶을 뿐이다.



나는 철학과다. 철학이 하고 싶었다. 철학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삶에서 중요한 건지도 궁금했다. 무엇보다 철학이 재미있었다. 철학과에 와 보니 복수 전공이 하고 싶어졌다. 철학이 질렸기 때문은 아니다. 장래 직업 때문도 아니다. 미래에 대한 건 아무도 결정지을 수 없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하고 있을 뿐이다. 대학교는 관심 분야를 탐구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4년 동안 여러 분야를 탐구해 보고 싶다.


복수 전공을 위해 대학 상담실을 이용했다. 그리고 그해 겨울방학에 분자생물학과 복수 전공을 신청했다. 중학교 때부터 생명에 관심이 있기도 했다. 물론 영상 제작에도 관심이 많지만, 학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건 생명이었다. 인간도 생명체다. 나를 알아가는 공부라고 생각해서인지, 특히 인체와 그 본질인 세포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 학기부터 분자생물학과 전공기초 4과목과 철학과 전공 3과목을 수강한다.



성인이 되자마자 알바도 했다. 내 능력으로 돈을 벌어보고 싶었다. 면접 후 사장님께 장문의 문자를 보내면서 나를 어필했다. 그렇게 시작한 알바는 벌써 1년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다음 달부터는 시급이 거진 두 배가 된다. 꾸준함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회를 해보고 싶어서 해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 되어봤다. 세상에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알아갈수록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된다.


기숙사에 살아보고 싶어서 이번 학기부터 살고 있다. 누군가가 좋아져서 연애도 해봤다. 학점을 잘 받고 싶어서 매일 복습도 해봤다. 살을 빼고 싶어서 다이어트도 해봤다. 피부가 좋아지고 싶어서 피부과도 다녀봤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러닝도 해봤다.



짧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니 나는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식물이 햇빛 쪽으로 고갤 내밀듯이, 하고 싶은 것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나의 바람을 무시하지 않고 해내 왔다.


물론, 하지 말 걸 후회한 일도 있었지만 무엇이 되었든 겪는 삶은

역동적이었고

찬란했고

후회해서 후회가 없었다.



지금의 선택들이 어떻게 갈무리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불확실성의 존재를 즐기게 되었다. 사실 몇 해 전만 해도 불확실한 미래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느낌은 나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결국 인간은 좋든 싫든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변화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것이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위대함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매 순간 변하는 내 마음을 발견하고 반기며 그에 적극 응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럴 때 가장 행복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