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만이 있다면 느끼지 못할 감동
세 시간의 이동만이 남은 여행. 버스 좌석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옮겨 잠들기에 편한 자세를 연구하는 중이었다. 점차 해는 지고 있었으며 이동하는 버스 안은 고요함만이 가라앉았다. 이윽고 내 얼굴에 노을빛이 번졌다. 자연스레 그 주황빛으로 물든 하늘에 눈길을 두었다. 태양과 구름을 보자 감동이 밀려왔다. 벅찬 이 느낌. 아마 데이비드 호크니가 수영장 물이 반사하는 빛을 보며 느낀 것과 비슷할 거다.
햇빛을 가리는 구름이 존재했기에 햇빛은 더욱 찬란히 자신의 빛을 뿜어냈다. 이 빛은 구름의 겉면에 가장 밝고 짙게 나타났다. 눈만이 담아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저기에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들지 않아도 확신할 수 있었다. 핸드폰 카메라에는 이것을 모두 담을 수 없을 거라고. 이것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건 지금뿐이라고. 몇 분 동안 넋 놓고 바라보기만 했다. 감동의 파도는 내 일상에 밀려 들어왔고 나는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저 태양 같은 존재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그날의 색과 그날의 분위기, 그날의 조금은 조급한 여유를 난 힘껏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