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옥
나정옥 작가의 〈고요 속의 부요〉는 제3회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展’에 출품된 유화 작품으로, 세 점의 캔버스를 병렬 구성하여 푸른 색면 속에 파도와 야자수 가지의 실루엣을 배치함으로써 정적 속에서도 생동감을 구현하였다. 화면은 단순한 구도와 강렬한 색의 대비를 통해 고요함이 단조로움으로 흐르지 않도록 절제되어 있으며, 파도의 질감에서는 유화 특유의 물성감이 느껴진다. 붓질의 방향성과 두께감이 파도의 리듬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깊은 청색의 색면은 평온함 속에 감도는 긴장과 감정의 흐름을 암시한다. 작품 제목이 시사하듯 ‘고요’는 정지된 상태가 아닌 내면의 미세한 진동과 감정의 파동을 담은 ‘부요(浮揚)’로 해석된다. 작가는 외형적 완성보다는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상업적 회화의 화면 곳곳에서 거칠고 단단한 붓질이 남아 있어 감정의 충동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며, 이러한 미완의 흔적은 오히려 작품의 진정성을 강화한다. 형태와 색의 조화나 공간 구성에서 다소의 습작의 결이 보이지만, 이는 작가가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요 속의 부요〉는 완벽함보다는 탐색의 진정성과 자기표현의 용기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정제되지 않은 붓질 속에서도 확고한 자기 감각을 드러내며, 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와 동시에 회화적 표현의 본질을 모색하는 과정이 엿보인다. 이 작품은 취미를 넘어선 예술적 자각의 출발점으로, 작가가 다음 단계에서 색채의 확장과 구도 실험을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시각 언어를 구축해 나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병렬 구성하여 하나의 장면을 분할된 시선으로 제시함으로써 시공간적 깊이와 정서적 여운을 동시에 확장한다. 삼분된 화면 구조는 단일 화면보다 더 넓은 시야와 감정의 리듬을 형성하며, 각 캔버스에 담긴 파도와 수평선, 야자수의 실루엣은 서로의 간극 속에서 긴장과 여백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구성은 시선의 이동과 감정의 흐름을 유도하여, ‘고요함’이라는 정서를 다층적인 시간감으로 체험하게 한다.
화면은 단순한 구도와 강렬한 색면 대비로 구성되어 있으며, 깊은 청색은 평온함과 사유의 공간을 상징한다. 여기에 드리운 검은색 야자수 잎의 실루엣은 색면의 정적 균형을 깨뜨리면서도 동시에 화면을 지탱하는 축으로 작용한다. 이 검은색은 단순한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색의 대조를 통해 화면의 구조적 긴장감을 형성하고, 시각적 리듬과 명암의 대비를 강조함으로써 내면의 정서적 울림을 증폭시킨다. 즉, 검은 야자수의 존재는 고요 속의 움직임, 정적 속의 생동이라는 주제를 조형적으로 구체화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고요 속의 부요〉는 단순한 풍경 재현을 넘어, 색채와 형태, 구성의 조화를 통해 내면의 진동과 정서의 파동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완벽함보다 탐색의 과정이, 기술적 숙련보다 감정의 진정성이 두드러지며, 이는 작가가 회화를 통해 자기 언어를 모색해 가는 중요한 시점으로 해석된다. 세 개의 캔버스가 만들어내는 분절된 시공간과 색채의 층위는 감상의 여백을 확장시키며, 작가가 앞으로 조형적 실험과 색채 감각을 더욱 정제해 나갈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