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란?

Exhibition?

by Divitia J

우연인 듯 운명처럼 학예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수많은 전시 기획과 방법론을 고민하던 어느 날, 문득 ‘전시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과 마주했습니다.


사르트르가 말한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명제처럼, 어쩌면 전시라는 행위는 추상적인 기획 의도보다 선행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사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파편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내는 과정이 곧 전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전시란 무엇일까요? 현대 사회에서 사물의 의미가 종종 가격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 규정되듯, 전시 역시 대중의 관심과 호응이라는 충분조건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획 의도의 끝을 따라가 보면, 결국 그 지향점은 ‘관람객의 행복’에 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자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애정이 ‘기획 의도’라는 형식을 통해 박물관과 미술관에 진열되고, 그것이 다수의 마음을 움직여 긴 파장을 남기는 것. 그것이 전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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