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오는 기술과 예술의 대응

by Divitia J

기술의 시대입니다. 이제는 전시 기획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기도 하지요. 화려하게 빛나는 미디어 아트들을 마주할 때면 '진정한 작품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자문하게 됩니다. 텍스트로 된 캡션 대신 자리 잡은 QR코드와 가상세계의 장치들은 과연 작품 감상을 돕는 조력자일까요, 아니면 본질을 흐리는 방해꾼일까요?

최근 마음 편할 날 없는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불화와 슬픔들이 밀려오곤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바쁜 일상이 위로가 됩니다. 정신없이 업무에 몰입하다 보면 잠시나마 고통을 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시 현장에서 느끼는 판단도 이와 비슷합니다. 때로는 QR코드가, 때로는 정갈한 종이 캡션이 더 적절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작업에는 디지털 소재가, 또 어떤 작업에는 캔버스 위 아크릴 물감이 가장 완벽한 언어가 됩니다. 결국 이는 우연한 사고(思考)와 명확한 판단이 맞물려야 하는 영역입니다.

AI나 최첨단 기술이 무조건적인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관과 사고방식도 달라졌습니다. 거센 바람이 불면 잠시 몸을 구부리는 갈대처럼, 따스한 봄볕 아래 온 생명이 고개를 들 듯, 예술 또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유연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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