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
속절없이 흐르는 게 시간이야.
불과 1년 전 사진을 페이스북이 챙겨 보여준다. 당시 찍힐 때만 해도,
'늙어 보이네, 통통하게 나왔네.' 라 중얼거렸는데 지금 보니 새삼 괜찮아 보인다. 1년 전의 나를 부러워한다.
지금을 너무 허술하게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 인생을 제대로 책임지고 있지 못한 것인 듯해서 두렵다. 대단한 일을 하진 않지만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서 움츠러드는 건 아닌 듯하다. 내 일을 제대로 설명해내고 있지 못해서다. 힘이 실리지 않는다. 하루하루 내 일을 위한 작은 실천이라도 함으로써 설명의 언어의 농도가 짙어지고 분명해지는 것인데 부족하다. 하염없이 부족하다.
이런 채로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흐름을 느끼고 있자면 마음이 아리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속상하다는 감정만 품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요즘 나의 자존감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허공에 무언가 잡으려고 손을 휘저을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부터 충실하게 하여 다시 쌓아 올려야 하는 상황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