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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이 Apr 21. 2023

명상을 시작하고 SF가 좋아지다

멀티버스가 뭐길래?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영화를 좋아해서 개봉 화제작이면 다 챙겨보곤 했다. SF만 빼고. SF는 예전의 나의 관점에서는 너무나도 현실과 동떨어진 황당무계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지금은 SF를 가장 즐겨본다. 심지어 영화 속의 세계관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누군가는 상상일 뿐이라고 받아들일 장면을 '맞아! 저렇지!' 라며 진짜라고 믿고 있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SF 영화를 보기 시작한 시점에 나에겐 어떤 변화가 있던 걸까? 


단순하게 답하자면 명상을 제대로 알고 난 이후다. 치유나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명상이 아닌, 삶의 진리에 다가서고 싶다는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써의 명상. 돌이켜 보면, 힌두교와 불교, 유교, 도교를 아우르는 동양 철학을 이해하고, 명상이라는 수련의 시간(길게는 하루에 3시간씩)을 통해 선현들의 메시지를 몸소 느끼고 체화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의 나는 여러 방면에서 달라졌다. 대표적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영화 취향이다. 특유의 긴긴 시간이 더 이상 지루하지 않고(왜 SF영화는 대체로 길까?), 너무나 쉽게 공감하며(예전이라면 난해하다고 느꼈을 텐데), 새 세계관이 낯설기는커녕 반갑다. 


그렇게 어느 날부터 나는 재미있게 보기 시작한 SF 영화를, 측근들은 '어렵다', '보다 말았다'는 이야기를 하네. 그래서 결심했다. SF를 왜 즐기게 됐는지 찬찬히 적어 보기로. 


우선, 기괴한 영화지만 오스카 상을 휩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 원스>부터.  

특히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다고 여기는 '멀티버스'에 대하여. 


멀티버스, 즉 물리학계의 다중우주론은 동양철학의 윤회론과 닮아 있다.

신체의 주인으로서 생각과 감정의 주체, 즉 영혼 혹은 참나, 혹은 의식이 신체를 바꾸어 가며 여러 생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고 보는 게 윤회론이라면, 영혼(참나 혹은 의식)과 지금의 신체가 다양한 차원에서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고 보는 게 다중우주론이다. 이때 여러 차원을 오갈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영혼(참나, 의식)이다. 

 

그러니 다중우주론이나 윤회론을 이해하려면, 일단 인간에게 몸과 마음을 넘어 영혼이 실재함을 믿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는 걸 안 믿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 싶다. 생각해본 적이 없거나,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믿냐고 되묻거나. 물론 내가 '믿으세요'라고 강조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보충 설명을 좀 해 보겠다.이번 편에서는 멀티버스가 주제이므로 다음 기회에...) 


그런데 요즘 SF에서는 왜 그토록 멀티버스를 소재로 삼는 걸까? 다중우주론이나 평행우주론 등은 물리학계의 따끈따끈한 관심사이자 새 학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어렵고 복잡한 멀티버스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이 개념은 '우주의 흐름 상' 지금 인류에게 필요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다중우주론이나 윤회론의 핵심은,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타인과의 관계와 상호 작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 즉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하나라는 것을 일깨우는 관점이며, 이는 합리와 과학과 이성을 좇으며 살아온 현인류가 상실해 버린 가치를 되새겨줄 대안이다. 


현인류가 상실한 것이 무엇이냐. 물질을 좇느라 정신의 가치를 놓쳐 버렸고, 자연과 공생이 아닌 지배를 택함으로써 환경에 큰 해를 입혔으며, 사회에 이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일률적 교육 제도 아래 개인의 고유성이 짓밟혔고, 1등만이 주목받는 세상에서 타인은 협력자가 아닌 경쟁 상대가 되었으며, 우리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채 결핍이 가득한 허무한 생을 살게 됐다. 


이러한 폐해에 지친 사람들은 다른 방식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찾아왔고, 양자역학이나 정신물리학에서 기존 관념을 뒤엎는 이론들을 내놓으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놀라운 건 이러한 새 이론들이 고대 동양에서 각종 경전을 통해 선현들이 설파한 진리의 내용과 매우 닮았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비슷한지, 하나씩 정리해 보련다.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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