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속도로 살아가고 있나요?
한강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요즘 세상에 참 보기 드물게 말하는 속도가 느린 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용이 더 진중하게 느껴지고 더 귀 기울이게 되더라. 물론 누군가는 ‘아이고 답답해’라고 느낄 지도.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느림’을 불편해할 듯하다. 우리는 오늘 주문한 상품이 내일 새벽에 도착하는 ‘빠른’ 속도에 익숙해져 버렸으니까. 또 효율성을 추구하며 즉각적인 반응과 성과를 지향하기에.
일상 속 ‘빠른 속도’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놓치게 되는 걸까? 빠른 일처리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반응을 하게 된다. 즉, 감각한 것을 숙고하고 내면화하는 시간을 놓치고 만다. ‘여기서 나는 무엇을 느끼지?’ ‘여기에 반응하는 나는 어떤 변화를 경험하고 있지?’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채 또 다른 자극과 마주한다. 마치 먹은 것을 미처 소화하지 못한 채 또 다른 먹거리를 끊임없이 입에 넣어버리는 것처럼.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아무래도 체할 확률이 높다. 자극도 마찬가지다. 감각의 내면화를 제때제때 하지 않은 채 살아가다 보면, 결국 몸과 마음 사이에 거리가 더 멀어지게 되고, 그러면 내 영혼이 전하는 목소리를 점점 듣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내면의 분열 상태가 심해진다. 속에서 아무리 ‘힘들다’고 절규하더라도, 이를 듣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원인 모를 불편한 감정이나 통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
빠른 속도를 추구하고 다양한 자극에 둘러 쌓인 현대인에게, 고요히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이 꼭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