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마실래요! "

오 개월 손녀의 물컵 탐험

by 길 위에

손녀를 품에 안고,

물 한 컵 들이키는 그 평범한 순간이

이토록 특별하게 변할 줄 누가 알았을까.


할미가 물컵을 들어 입에 가져가자,

품에 안긴 이 작은 아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컵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자그마한 머리를 컵 쪽으로 기울이며

입을 컵 옆면에 ‘쭉‘ 갖다 댄다.

물은 안 마셔지는데,

입술은 동그랗게, 혀는 살짝 내밀며

진지하게 마시려는 표정.


그 모습이 얼마나 진지한지

할미도, 지켜보던 엄마도

신기한 듯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본다.


이 작은 생명이

어느새 우리를 따라 하려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찡해진다


엄마가 조심스래 말을 건넨다.

“우리 이서도 마시고 싶어?”


잠시 엄마를 바라보며,

방긋 웃는 얼굴로

”왜?”라고 들리는 듯한 소리를 낸다.

엄마는 그 반응에 반가운 웃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입 안에 들어온 게 없다는 걸 느낀 아이는

곧 얼굴을 찌푸리며,

“으에엥!” 하고 짜증 섞인 소리를 낸다.


꼭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한 그 표정이

어찌나 진지한지,

엄마와 할미는 웃음을 터뜨린다.


이 조그만 생명,

아직 말은 못 하지만

할미와 엄마를 따라 하고 싶은 마음,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평범한 하루,

물 한 잔 속에서 피어난

작고도 큰 기적.

그렇게 손녀는 또 한 뼘 자랐다.


“아, 사랑은 이렇게 자라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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