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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Dec 18. 2023

'맥도널드' 브랜드를 구축한 레이 크록

기업가 정신과 브랜딩

밀고 나가라. 세상의 어떤 것도 끈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재능으로 안된다. 재능이 있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세상에 널렸다. 천재성도 소용없다. 이름값을 못하는 천재가 수두룩하다. 교육으로도 안 된다. 세상은 고학력의 낙오자로 가득하다. 전능의 힘을 가진 것은 끈기와 투지뿐이다. -레이 크록, 맥도널드 설립자


맥도널드 왕국을 만든 것은 레이 크록이라는 세일즈맨이었다. 그는 1902년에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30년 동안 방문 영업을 했다. 종이컵을 팔고 접이식 테이블을 팔았다. 남들은 은퇴를 계획할 나이인 52세에 처음으로 패스트푸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외식업의 자동화와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하고 전국적 광고를 하고 새로운 사업 표준을 창조했다.

영화 <파운더>와 레이 크록

<파운더>는 레이 크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브랜드라는 말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레이 크록의 기업가 정신과 맥도널드라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과정에 큰 영감을 받았다. 

    맥도널드의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한 것은 딕 맥도널드와 맥 맥도널드이다. 이 형제는 1940년에 매장을 열어 운영하다가 1954년 레이 크록과 프랜차이즈를 시작한다. 레이 크록은 당시 멀티믹서기를 팔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매장에서 멀티믹서기 주문이 6개나 들어왔다. 처음에 그것이 잘못된 주문인 줄 알고 확인 전화를 걸었는데 실수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사막지역의 시골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을 찾아갔다. 

    맥도널드 형제는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다가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다.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며 제품을 조립을 하듯이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음료 만들기 과정을 단순화했다. 패스트푸드의 모태를 만들었다. 맥도널드 매장에 간 레이 크록은 사람들이 햄버거를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며 놀랐다. 그리고 청결함과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에 다시 한번 감명을 받았다. 그는 단박에 사업 기회를 알아보았다. 맥도널드 형제에게 프랜차이즈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형제는 거절한다. 이미 프랜차이즈를 시도하여 6곳이나 열었는데 관리가 안된다는 이유였다. 가맹점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현상유지를 원했다. 레이 크록은 자신이 품질관리를 하겠다고 말하며 동업을 성사시킨다. 

    레이 크록은 사교모임을 찾아다니며 가맹점을 모집한다. 그렇게 모집한 가맹점을 돌아보던 레이 크록은 단단히 화가 난다. 어떤 매장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고, 어떤 매장은 핫도그를 팔고 있었고, 어떤 곳은 햄버거에 피클을 3개 넣었다. 영화에서 레이 크록은 골프를 치고 있던 친구를 찾아가 외친다. '우리 햄버거는 피클이 2개야!'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가 직접 고안하는 것보다 뛰어난 운영기법을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어느 매장에 가든지 통일된 음식과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일관성이 사업의 핵심이다. 

    감자를 튀긴 프렌치프라이는 사람들을 맥도널드로 이끄는 핵심 메뉴였다. 맥도널드는 감자가 특정한 색상을 띄고 특정한 거품이 생길 때 기름에서 꺼내는 나름의 조리법이 있었다. 그런데 그 '특정함'을 사람들이 나름대로 해석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리법을 통일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튀김 기름의 온도와 튀기는 시간을 정하고 타이머를 만들어서 배포했다. 햄버거 패티 위에 정확한 양의 케첩과 머스터드를 뿌릴 수 있는 기계를 개발했다. 패티의 지방 함량은 19%로 맞추어야 한다는 품질 기준을 정하고, 공급업자들의 고기를 측정하여 19%가 넘으면 반품했다. 반품을 몇 차례 경험한 공급업체는 품질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레이 크록은 자신이 세일즈맨으로 갈고닦은 영업 기술로 가맹점을 빠르게 늘려갔다. 그러나 사업이 크게 확장될수록 파산 위험에 시달렸다. 매장은 늘고 매출은 높았지만 1.9%의 가맹비만 받고 있었고, 그마저도 새로운 가맹점을 모집하고 투자하는데 들어갔기 때문에 현금이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해리 소너번이다. 해리 소너번은 재무를 담당하며 나중에 CEO자리까지 오른다. 해리 소너번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은 햄버거가 아니라 토지라고 주장한다. 그는 금융을 연구하여 자금조달을 하고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매입한다. 맥도널드가 들어선 토지의 가격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레이 크록은 맥도널드를 부동산 사업으로 보는 해리 소너번의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후에 레이 크록은 해리 소너번과 불화를 겪고 결별하지만 맥도널드의 성공을 그의 공으로 돌렸다.(비서로 시작했던 준 마르티노의 공도 크게 평가한다.) 오늘날 또 다른 세계적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에도 부동산 부서가 있고 부서장은 최고 임원이다. 상권을 분석하고 입지를 결정하는 것은 프랜차이즈의 성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맥도널드 골든 아치

영화의 절정은 레이 크록이 '맥도널드'라는 이름을 빼앗는 것이다. 레이 크록은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험을 원하지만 형제는 언제나 No라는 답변을 한다. 레이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가 현실 안주를 원하고 사업에 필요한 위험감수를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혐오한다. 그는 맥도널드 형제에게 백지수표를 주며 회사지분을 모두 사들인다. 큰돈을 지불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한 후, 레이 크록과 딕 맥도널드는 화장실에서 만난다. 딕은 '당신은 맥도널드의 사업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요. 왜 직접 사업을 하지 않았죠?'라고 묻는다. 레이 크록은 '맥도널드의 시스템을 아는 것은 나만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시스템이 아닙니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원한 건 '맥도널드란 이름'이었다고 말한다. 딕은 그것은 자신의 이름이기 때문에 맥도널드를 가져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맥도널드 형제는 자신들의 매장에서 맥도널드란 간판을 내려야 했다. 레이 크록이 맥도널드 상표권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레이 크록은 이 형제의 매장 바로 앞에 맥도널드 가맹점을 세워서 그들이 문을 닫게 만들었다. 

    레이 크록은 자신의 이름이 '슬라브적(주로 동유럽사람들) 느낌을 준다. 레스토랑 이름을 크록이라고 지었다면 아무도 와서 식사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맥도널드라는 이름은 가족적인 느낌이고 호감을 준다.'고 말했다. 세련된 상징물인 골든 아치(golden arch)도 딕 맥도널드가 만들었다. 골든 아치는 교회의 십자가와 같이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또한 로널드 맥도널드라는 마스코트를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고객의 인지도를 높이고,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이다. 레이 크록은 상징적인 것의 힘을 알아보고 품질과 서비스의 일관성으로 브랜드 자산을 구축했다.


레이 크록과 골든 아치

맥도널드는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다. 전 세계 118개국에 4만 개의 매장이 있고 매일 1%의 인구(6.9억 명)가 맥도널드에서 식사를 한다. 레이 크록은 최초의 패스트푸드나 프랜차이즈의 창조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레이 크록은 패스트푸드의 사업 기회를 빨리 알아보았다. 성공의 원천은 강한 경쟁심과 실패의 가능성에 맞서는 기업가 정신이다. 그는 '최고의 이익은 바로 고객의 얼굴에 떠오르는 만족의 미소이다'라는 말도 했다. 마케팅이란 개념이 널리 도입되기 이전이었지만, 레이 크록은 '고객 중심 마케팅'의 선구자적 경영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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