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사태

시장님, 영화제 마음에 안 들어요?

by 아무도모른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 거대한 선체 하나가 침몰한다.

참사 나흘 째, 이상호 기자는 '사상최대의 구조 작전'이라 외치는 주류언론의 보도와는 다른 팽목항의 현실에 망연자실한다. 그리고 그 때, 잠수부의 잠수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다이빙벨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여기까지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고자 만든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간략한 줄거리이다. 그리고2014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이빙벨'을 심사한 후 상영을 하기로 선정한다. 그런데 이 때,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자 부산시장인 서병수는선정 중단을 요청한다. 그는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과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 본인이 영화 선정에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이유까지 곁들였다. 그러나 결국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이빙벨'을 상영하였고, 이에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이듬해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한다. 게다가 감사원 감사와 함께 당시 '다이빙벨' 상영의 책임자격인 이용관 전집행위원장에 대해 검찰 고발 및 기소로까지 '탄압'은 이어진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일련의 사건들로 영화인들은 공분한다. 많은 영화감독들이보이콧 선언을 했고 해외의 유명 감독, 집행위원장들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과 비판을 드러냈다. 결국 서병수 부산시장은 마치 자신이 굴복한 척 새로운 정관으로 ‘임원 선출시 지역 참여성과 전문성을 제고’, ‘집행위원장에 집중된 권한을 재조정’, 주로 영화인들인 ‘자문위원의 의결권 제한’, ‘법인 사무와 재산상황에 관한 검사•감독 규정 명문화’ 등으로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는커녕 부산영화제를 장악하겠다는 속셈을 공표했다. 거기에 더해 고작 조직위원장만 바꿨다.


여기까지가 현재 부산국제영화제의 사건일지다. 불편하고도 불편하다. 칸 영화제,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등 세계적인 영화제들은 아무리 정치 편향적인 영화를 상영하기로결정한다 하더라도 조직위원장을 맡은 시 또는 의회 등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한다. 영화제의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이기때문이다.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교환하고 나누는 것이 영화제가 가질 수 있는 또하나의 '가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러한 가치들을 묵살할 뿐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 시민, 나아가 국민들의 영화제가 아니라 부산시장 '자신의' 영화제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이야기 했던 이용관전 조직위원장의 탄압, 이것이 의미하는 부산영화제의 탄압을 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려 20개월 간의 사투였다. 한국 영화인들의 보이콧 투쟁 말이다. 그런데도 바뀐 것은 그다지없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치를 끝끝내 추락시키고 싶은 것일까. 20년 동안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자리잡고자 힘썼던 많은 사람들, 영화인들의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싶은 것일까. 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정말 자신의 것, 정치권의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의 생각이 무엇이든지 지금 그가 내놓은 주먹구구식의 해결방안은영화인들에게 먹힐 것 같지도 않고, 이와 더불어 영화제의 독립성, 자율성을보장하겠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아무래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성은..... 부산을 사랑하는 부산 시민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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