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의 입장

by Saeyan

해당 글은 2025년 2월 28일 작성한 회고로, 모든 생각과 의견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업무에서는 사내 커피챗을, 퇴근하고 나서는 주니어 디자이너분의 커피챗을. 하루종일 대화를 많이 했던 날이었다. 신기하게도, 오늘은 회사 안부터 밖까지 한 가지의 공통된 주제가 있었다. "내가 겪은 경험으로 무언가를 추측하지 않았나요?"


#1

먼저 퇴근 후 이야기를 나눴던 주니어 디자이너 A와 대화를 정리해 보겠다. 오늘 대화를 나눈 분은 프로덕트에 대한 탐구와 몰입이 뛰어나신 분이다. 회사의 이탈률 개선을 위해 여러 플로우를 회사에 제안해 보았으나 팀원과 의견이 맞지 않아 무산되는 일이 많았고 어떤 식으로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셨다. 백그라운드를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A분의 디자인 결정 과정에는 메이커의 관점에서 바라본 아쉬움이 존재했다.


예를 들어 브이 예약 기능을 우리 서비스에 적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브이는 베타 서비스로 제공되는 지역이 제한적이다. 내 지역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알림을 켜두면 나중에 지역이 오픈되었을때 사용할 수 있다. 이 플로우를 우리의 서비스에 적용하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해 이탈하는 포인트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제안하기 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1. 브이 예약폼에 제출한 사람들은 알림을 보냈을 때 얼마 큼의 사람이 올 것이라 예상하는가?
2. 해당 베타서비스에 신청하는 타겟군은 주로 누구인가?
3. 베타서비스에 대한 관심도는 왜 생기게 된 것인가? (무엇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건가) 등등..

세상에는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존재한다. 이를 메이커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면 “이 프로덕트는 이렇게 사용하고 있네? 좋아 보이는데 우리 서비스에도 넣어볼까?”라는 단순한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프로덕트와 우리의 목표를 생각하지 못한 채. 단순 메이커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과 유저의 생각 흐름으로 이해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해당 래퍼런스가 좋았다면, 우리의 도메인과 목표에 맞는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능이어도 우리 회사에 넣었을 때 좋은 기능인지는 알 수 없다.


메이커로 일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내가 이 제품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이 보고 깊게 생각해서 작업했으니 나도 모르게 “이 플로우가 가장 편해”하고 단언해 버리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편하게 설계했던 기능이 실제로 사용자가 마주했을 때 어려운 기능일 수 있다는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내가 만든 설계가 시간이 지나면 불편해질 순간이 올 것이다. 모든 답에서 최선을 생각하되 이게 맞는 답이라 생각에 갇히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보자.


또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팀원과 의견이 계속 맞지 않는다면 한 발자국 멀리서 생각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사람은 A 안이 별로라고 말하는데 왜 그럴까?" , "혹시 내가 메이커의 입장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등등 그 사람의 진심을 파고드는 것이다. 나는 프로덕트에 대한 시안을 설득하지 못하거나 팀원에게 이해가 되지 않게 설명했다면 내가 가진 생각은 정립되지 않은 것이고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제를 깔아 두고 있다. 또한 “팀원이 B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면 믿어준다.”라는 신뢰도 가지고 있다. 메이커는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다. 혼자 A가 맞다고 외쳐봤자 팀원 모두 NO라고 말하면 그것은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2

커피챗을 떠나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온보딩 문서가 방대해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느끼고 "온보딩에 필요한 문서들만 쉽게 골라 볼 수 있다면 새로운 디자이너가 와도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워 문서를 만들고 있었다.

우연히 컬처팀 한 분과 오래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현재 이렇게 문서를 만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여쭤보자 '친절함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완벽하게 정리된 문서는 '잘 모르면 이 문서를 열면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이 들게끔 만든다. 혼자 문서를 찾고, 곱씹고, 생각하는 기회를 뺏아버린 것이다. 문서를 찾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배움이고 성장방법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 또한, 메이커의 입장에서 바라본 편안함에 갇혀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 또한 계속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프로덕트를 바라보며 항상 상기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했나요?

메이커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개선하고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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