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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Nov 02. 2022

한국시리즈 1차전을 보며

나는 야구를 사랑한다.
9회 안에 양 팀에 공평히 나누어진 공수의 기회를 사랑하고
같은 팀을 하나 되어 응원하는 관객의 열정도 아름답다. 실수할 수 있지만 살아남으려면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나아져야 하는 필드의 냉엄함도 좋다. '그깟' 공 하나를 잘 던지기 위해, 잘 받아치기 위해, 잘 잡기 위해 청춘과 시간을 기꺼이 바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인생을 본다. 백 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긴 마라톤이라 하더라도, 분명 집중하고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에게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빛이 난다.


하여 나도, 다시 열심히 살아갈 마음을 먹는다.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관객의 이목은 나에게로 향한다. 투수의 공 하나하나는 나의 작은 몸짓에 따라 스트라이크가 되기도 하고 볼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심판의 판정을 받아들이기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 대들어보았자 좋을 게 없다는 건 야구를 조금이라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나는 1군 리그가 좋다. 그리고 매년 봄이면 내가 응원하는 팀이 가을 야구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한국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다. 재미없을 수가 없다.


나도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어깨를 겨루며 끝내주는 게임을 하고 싶다. 아무도 보지 않는 2군에 있을 생각은 없다. 나를 바라보는 많은 이의 시선을 부담으로 느끼는 걸 넘어서, 정말 재미있다고 느끼며 삶이라는 경기를 풀어가고 싶다.
아마 나는 아직도 지치지 않았나 보다. 그 많았던 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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