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까페안
첫눈이 쌀쌀맞게 거센바람과 함께 온 날이였다.
딱 1년전 오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지워야한다. 지우지 못한다면 확실하게 꺼내 정리해야한다.
그렇기에 기억을 마지막 꺼내어 기록후 메모리 쓰레기통 던져 잠그려한다.
작은 까페안 구석
나는 무릎을 꾾었고 눈물은 고였다
"미안해~ 내가잘못했어. 집으로 돌아와줘~ 나혼자 아이들 양육하면서는 못살것같아~"
측면에서 누군가 보였지만 나는 게의치 않았다.
짐을싸서 집을 나간지 3일째 나는 회사 조퇴후 그녀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왜 이래~ 불쌍하게~ 너무 초라해보여~ 애들 아빠면 아빠같이 굴어~"
" 난 이미 당신하고는 마음이 없어~"
" 당신이 이러니 내 마음이 약해진다. 양육비 100만원줄께, 그대신 차는 내가 가져갈꺼야, 내돈 보태서 산거니 차만 줘"
냉혹한 그녀의 말에 나는 정신을 차렸고 체념했다.
외도하다 걸려서 나갔는데 내기억속엔 그 내용은 까맣게 잊고 있었고,
단지 아이들이 너무 마음에 걸리고, 도저히 업무도 안되어 오후반차를 급히쓰고 그녀의 사무실로 찾아갔던 것이였다.
그렇게 집근처까지 그녀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새벽, 옆동 아파트에 불이났었다.
잠시 자다 깬 나는 밖에 앰블런스 불빛이 보여 나와 알게 되었고, 순간적으로 또 차커넥티드로 그녀의 차 위치를 확인했다.
"이럴수가 "
옆 상가 지하주차장에 있었다. 옷을 챙겨입고 차에 가 보았다.
차가 있었다. 새벽2시가 넘었는데 외박을 하는것인가?
같은 아파트 2차에 살던 그 남자의 집에 간건가?(미행하다 걸렸던 남자는 같은 아파트 2단지에 살았다)
속에 열불이 났다. 찾아가서 박살을 내고 싶었다.
남자의 전화번호, 차번호를 알지만 몇호에 사는줄은 몰랐었기에
경비실과 기다리다 새벽녘 막 문을연 관리실에 차번호로 몇동 몇호인지 물어봤지만 알려 주지 않았다.
어쩔수없이 새벽에 선잠을 잔후 오전 10시 큰아이의 문화센터 교육장소에 픽업후 집에 오는길에 상가지하주차장에서 나오는 그녀의 차를 확인할수있었다.
만나던 남자 집이거나 이혼했다던 같은아파트 언니 집에서 잔거겟지, 어쨋든 외박을 했구나
눈에 띄지않으려 일부러 차를 멈춰섰다.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났다, 3일동안 2시간을 자고, 하루종일 빈속에 물만 마셨다.
일부러 몇숟가락 물말아 먹었던것 같다.
그래도 졸리거나 피곤하지 않았었다.
초긴장이 된 상태가 지속되면 잠도 오지않고 먹지 않아도 견딜수있다는것이.
그날이 토요일 이였기에 저녁에 아이들을 만난다는 자리에 나도 함께 나갔었고,
전날 무슨 생각을 했던건지 아이들 앞에서 그녀가 말했다.
"미안한테 나 양육비 100만원 못주겠어, 맨몸으로 나가는데 50만원만 줄께"
나는 "100만원은 어제 네가 준다고 했던거잖아"
그녀는 "다시 생각해보니까 못주겠어"
큰아이가 한마디 한다.
"아빠 나, 학원 안다녀도 돼, 그러니까 50만원이여도 될꺼같아"
초6인 작은 아이는 이 현실이 무슨소린지 믿기지 않은듯 아무말 하지않고 담담하다.
나는 이런 얘기를 아이들 앞에서 한다는게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우리끼리 있을떄 얘기하자고 헀으나,
그녀는 자초지종 아이들앞에서 설명을 한다.
"엄마가 아빠랑 오래 살았기때문에 재산의 반은 엄마꺼야 그런데 아무것도 안가져 가잖아"
난 속으로 생각했다.
( 이런 소릴 하는 미친여자, 아이들앞에서 무슨 소린가 )
( 외도하다가 걸려서 발등의 불이니, 전날 무슨상담을 받았기에 저딴 소리를 할까 )
( 빨리 속전속결 이혼하려고 아이들앞에서 아주 생지랄을 하는구나 )
나도 안다.
마음이 너무 힘들었던 나는 유료 상담을 했고, 상담사는 절대로 속전속결 이혼해주면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당사자가 되면 하루 한시간이 피가 말린다.
나도 빨리 끝내고 싶었다.
다음주에 만나서 협의하자고 하고 아이들과 마저 얘기하고 데려다 주라고 하며 나는 나올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외도는 오래 되었던거 같다.
1년간의 주말부부생활로 금요일에 집에 오면 금요일 또는 토요일엔 항상 모임 약속이 있었다
부부가 오래살면 말투,행동등에서 이상징후는 느껴질수밖에 없고 누구나 알게된다.
대화를 시도해도, 같이 저녁식사를 해도, 난 누군가의 비교대상이 되었고
결국 만나는 남자가 내 비교 대상이였던 것이다
꺼내어 기록하니 마음이 편해지는것 같다.
"과거에 집착하면 우울해지고, 미래에 대해 걱정하면 불안해지니 현실에 안주하지말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