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죽음에 관하여2

그게 나인가?

by 안전모드

나의 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다.

이유는 神奇(신기)가 있으셔서 작은방에 신을 모셨는데 할아버지는 그걸 용납하지 못하시고 부셔 버렸다고 한다.

교육자 집안의 딸이셨던 할머님도 얼마나 힘드셨으면 신당을 차리셧을까 싶은데

결국 할아버지의 반대와 신기(神奇)에 못이겨 죽음아닌 자살을 당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 꿈속에 할머니가 자주 나타났더랜다.

초5학년생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길없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며 나는 개구장이처럼 살았었다.

할아버지는 농약을 드시고 나를 부르시다가 끝내 힘들게 돌아가셨다

전날밤 나에게 주셨던 지갑속의 돈, 780원, 1000원이 채 되지않는 돈,

그돈이 전재산 이였던 것이다.

"왜 지갑을 통채로 주시지?" 하며 갸우뚱 하면서도 그걸 받고 좋아했었던 내가 생각난다.

그돈은 할아버지 관에 같이 넣어드렸던것 같기도하고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나에겐 충격적인 기억이여서인지 돌아가시기 전후 3일간의 어떤 기억이 깊이 각인되어있다.

할아버지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차마 돈달라는 얘긴 않하셨나보다.

할아버지는 4대독자의 장남인 나를 유난히 이뻐하셧었다.

그런 나도 할아버지를 유난히도 잘 따랐고, 개구장이엿던 나는 할아버지를 도운다는 생각에

쥐약이 닭사료인줄 알고 귀하게 키우신 새끼오골계들을 전멸 시켜서 회초리로 몇대 맞았던 기억이 할아버지에게 혼났었던 기억으로 유일하다.

작은 과자 몇봉지(20원짜리 뽀빠이과자)를 사서 내 키가 닿지않는 선반에 올려놓고 착한행동을 할때 한번씩 주시곤 했던 따스한 기억들;

이제까지 내 주변의 사람들의 죽음은 모두 갑작스럽다

지병으로 한참 아프다가 돌아가시지 않는다

어느날 갑자기 치료차 병원에 입원했다 말기암이 발견되어 갖은 항암치료로 1주일내에 돌아가시고,

어제까지 장난치던 분이 오늘 갑자기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두아들을 모두 서울대에 입학시키셨던 고모부님은 홀로 집에서 조용히 돌아가셨다.

연락이 안되어 부랴부랴 찾아가셨다던 사촌형님이 도착후 열쇠수리공을 통해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 집엔 밥먹은 흔적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70대의 노인이 홀로 무슨맘으로 사셨을까

자녀 뒷바라지후 오랜동안 살았던 그집에 홀로 남겨진 기분은 어떤 기분이였을까,

고독한 죽음(孤獨死)

남의 인생을 바라보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는 한다.

그럴때마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다시 한번 지금의 나를 생각해보게 된다.

죽음에 대해서 알아야 할건 현실이란 것이다.

부정정, 긍정적을 떠나 그냥 살아있다는 지금

죽음은 나와 상관없다고 먼 미래니까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하며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하면 분명히 언젠가 후회할것이다.

후회 하지 않으려면 그냥 알고는 있어야한다.


나는 죽음후의 세계도 있을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쁜짓은 못하겟다 ^^

왜냐고? 나는 봤기 때문이지, 영적인 존재를,

가족중에 누군가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직계의 자녀들중 어딘가에서 물림이 터진다고 하는것 같다.

그게 나인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갑작스러운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