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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성

시련과 고통

by 안전모드

어쩌면 인생은 나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 속에서 방향을 잡아야 하는 나날들.

한정된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현실.

게다가 앞으로 닥칠 더 큰 도전들까지.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품성은 결코 편안하고 고요한 상황에서 단련되지 않는다는 것을.

헬렌 켈러는 말했다.

"품성은 편안하고 고요한 상황에서 발달하지 못한다.

오로지 시련과 고통을 겪음으로써 영혼은 강인해지고 시각이 명료해지고 야망이 타오르고

성공을 성취하게 된다."

나는 지금 이 말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선택과 결단 속에서, 나는 내 안의 주도력을 시험받고 있으며,

다시 일어서야 하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도 자제력을 유지하며 나아가야만 한다.


품성기량이란 주도력, 결의, 자제력을 포함한다.

주도력 (Initiative):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습관

결의 (Determination):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태도

자제력 (Self-discipline): 감정과 욕구를 조절하며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능력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잠재력은 영원히 묻혀버릴 수도, 다이아몬드처럼 빛을 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유대인식, 핀란드식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관련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적용하려 노력했다.

주말마다 자녀들과 함께 자연 속으로 떠났다.

(전처는 일을 시작한 이후 거의 대부분 일을 핑계로 나와 자녀들만 다녀오곤 햇다)


산과 계곡에서는 밤 줍기, 도토리 줍기, 산딸기 따기, 눈썰매 타기 등을 경험하게 했고,

강과 바다에서는 조개잡이, 낚시, 수영, 모래성 쌓기 등을 함께하며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도록 했다.

매 계절마다 도시락과 텐트를 준비해 자연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했고,

실패를 경험하며 성장할 기회를 주었다.

최근에도 고등학생인 첫째와 함께 눈썰매를 타러 다녀왔지만, 둘째는 집에 머무르기를 선택했다.

집에서는 핸드폰 사용 시간을 조절했다.

첫째는 비교적 잘 적응했지만, 어렸던 둘째는 제한이 걸리면 엄마의 핸드폰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둘째는 엄마에게 의존하게 되었고, 부부간의 관계에도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원거리출장으로 인한 주말부부, 해외 출장이 몇차례 지속되면서

나는 둘째를 적극적으로 돌보지 못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한부모 양육자가 되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한 채 성장하게 되었다.


부모의 역할은 서로 다르지만, 조화를 이룰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엄마는 절대적인 사랑을 주고, 아빠는 사회성을 키워준다.

아빠의 놀이는 신체적이고 역동적인 반면, 엄마의 놀이는 언어적이고 정서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차이를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며 균형 잡힌 발달을 할 수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어릴 때 아빠와 많은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학업 성적과 정서·지능, 사회성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빠와 엄마는 자녀의 놀이 친구이자 인생의 멘토로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각자의 개성대로 일관성 없는 양육 방식은 부부 간의 갈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자녀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빠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면, 아이 역시 이를 보고 배운다.

딸은 아빠를 통해 남성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기준을 갖게 되고, 아들은 아빠를 통해 남성성을 배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더욱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를 직접 경험했다.

첫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단둘이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나 바이크 뒷자리에 태우고 다양한 경험을 함께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며, 첫째는 자기주도 학습 역량이 뛰어난 아이로 성장했다.

여행이후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1년정도 영어학원에 다니도록 해준게 전부다.

자랑스럽게도 영어는 프리토킹이 가능한 아이로 성장햇다.


나는 이 시간을 단순한 견딤으로 남기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시련은 내 영혼을 더 강하게 단련하고 있으며, 나를 더 명확한 목표로 이끌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더 단단한 사람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도 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경험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연단(鍊鍛)이며,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나는 되뇌인다.

"지금 나는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믿음이 나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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