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소리 난 쪽을 돌아보니 고양이가 나를 보고 인사를 했다. 세상에 고양이가 안녕이라니 나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약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모처럼 푹 쉬는 일요일 오후에 무슨 판타지에나 나올 상황인가. 나는 누워있던 평상에서 상체를 일으켜 인사를 건넨 고양이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뭘 그리 쳐다보며 놀라고 있어. 인사 못 받아 본 거 마냥. 이런 거 그다지 대수로운 일이 아냐. 그냥 인사를 건네고 싶었다고.” 그 말이 이해가 될 듯 말 듯한 것이, 몇 주 전부터 같은 고양이가 내가 사는 옥탑 방 주변에서 종종 마주치긴 했다. 그냥 고갯짓 비슷하게 하기에 나도 따라 살짝 고개를 끄덕이긴 했는데,
그게 상호 간의 인사였던 거였다. “고양이가 말을 건네다니 별 일이긴 하네요. 뭐라 대답을 해야 할지..” 나도 모르게 나온 말에 고양이는 꼬리를 요리조리 돌리며 가르랑거렸다. “그냥 네 안녕하세요 정도 하면 되지 뭘. 난 괜찮을 만한 상대에게는 친절한 편이라고. 자네와는 왔다 갔다 하면서 이미 인사한 사이인데 그리 서먹하게 굴 건 없어.” “아.. 그렇기는 하지요.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나. 고양이 씨라고 부르면 될까요?” “그래 나비만 아님 아무래도 괜찮아. 괜찮다 해서 말인데, 괜찮으면 간단히 먹을거리라도 내와서 같이 먹으며 세상 얘기나 좀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