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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몽이 Feb 16. 2021

안녕 고양이씨

고양이씨와의 대화 1

"안녕” 소리 난 쪽을 돌아보니 고양이가 나를 보고 인사를 했다.
세상에 고양이가 안녕이라니 나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약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모처럼 푹 쉬는 일요일 오후에 무슨 판타지에나 나올 상황인가.
나는 누워있던 평상에서 상체를 일으켜 인사를 건넨 고양이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뭘 그리 쳐다보며 놀라고 있어. 인사 못 받아 본 거 마냥.
이런 거 그다지 대수로운 일이 아냐. 그냥 인사를 건네고 싶었다고.”
그 말이 이해가 될 듯 말 듯한 것이, 몇 주 전부터 같은 고양이가
내가 사는 옥탑 방 주변에서 종종 마주치긴 했다.
그냥 고갯짓 비슷하게 하기에 나도 따라 살짝 고개를 끄덕이긴 했는데,

그게 상호 간의 인사였던 거였다.
“고양이가 말을 건네다니 별 일이긴 하네요. 뭐라 대답을 해야 할지..”
나도 모르게 나온 말에 고양이는 꼬리를 요리조리 돌리며 가르랑거렸다.
“그냥 네 안녕하세요 정도 하면 되지 뭘. 난 괜찮을 만한 상대에게는 친절한 편이라고.
자네와는 왔다 갔다 하면서 이미 인사한 사이인데 그리 서먹하게 굴 건 없어.”
“아.. 그렇기는 하지요.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나. 고양이 씨라고 부르면 될까요?”
“그래 나비만 아님 아무래도 괜찮아. 괜찮다 해서 말인데,
괜찮으면 간단히 먹을거리라도 내와서 같이 먹으며 세상 얘기나 좀 하자고.”




그림과 함께 고양이와 얘기 나누는

'고양이씨와의 대화' 시리즈,

간간히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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