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회고 #9
몇 명 되지 않은 인원이 일하는 저희 회사는 거의 인원수만큼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Device Driver부터 응용프로그램, 스마트폰 앱까지 Vertical 하게 다양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마치 저글링을 하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여러 개의 프로젝트에 주어진 일을 알아서 그때 그때 해 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에 프로젝트의 성패, 나아가서 회사의 존립이 달려있는 것입니다. 회사의 대표로서, 프로젝트의 매니저로서, 그리고 실무자로서 현재의 상황은 그저 멤버들이 잘 해주기만을 바라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의 링크에서 보면 Workgroup과 Team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나와있습니다. 아쉽게도 처음에도 기술했듯이 우리 회사의 현재 상황은 Workgroup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는 오전 미팅에서 전체 멤버들과 함께 다른 프로젝트의 현재 개발을 멈추고 이번 주 수, 목, 금 3일간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개발 이슈 한 가지에만 집중하여 전원이 함께 개발하는 것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제 고작 첫 날을 보낸 후라 인과관계가 불분명하고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소감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1. Project에 깊이 관여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업무를 할당하고 멤버들이 결과를 가져오게 될 때까지 개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습니다. 저도 저 나름의 업무가 있기 때문에 각자의 업무에 바쁘게 되고 좀 여유가 생기게 되도 주변을 돌아볼 새도 없이 또 다른 자신의 업무를 찾거나 업무와 상관없는 일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죠. 팀으로 일하게 되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팀에 기여할 방법을 찾고 이슈와 개발 단위가 해결될 때까지 곧 자신의 업무이고 팀의 업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2. 예기치 못한 추가 업무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 명의 개발자가 하나의 작업에 몰두하다가 자신의 일을 마친 후에 그 결과물을 받아서 다른 개발자가 이어서 업무를 하게 되면 본인의 업무가 아닌 곳에서 미쳐 고려하지 못한 새로운 작업이 종종 발생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당장 해결해야 하는 기능이 현재 자신의 주 전문분야가 아닐 지라도 함께 고민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자신이 이후에 주도적으로 해야 할 업무를 대비할 수도 있고 전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3.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 해 집니다.
조용한 사무실, 모두들 각자의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 저는 회사의 대표로 그런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아 다들 정말 열심히 일하네. 뿌듯합니다. 하지만 팀으로 서로 문제를 이야기하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서로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경험하면 저는 조용한 사무실보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쪽이 더 좋다고 봅니다. 회식하고 술 마시고 밤새 떠드는 것보다 더 낫습니다.
생각나는 세 가지를 휘릭 적어보았습니다. 머리 속에 또 다른 좋은 점도 많지만 좀 더 실험해 보아야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안에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팀으로 일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도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축에서 주어진 시간에 하나의 업무를 할 것이야 여러 개를 할 것이냐의 고민이 그때 그때 달라지겠죠. 걱정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본 점만으로도 오늘은 뿌듯한 하루가 되었다고 봅니다. 내일 또 오늘의 문제를 있어서 공략해 보고 좀 더 나아진 팀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