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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ekly Sage Sep 26. 2017

두 번째 풀코스

2017 인천 송도 국제마라톤대회 후기

9월 24일 송도에서 열린 인천 송도 국제마라톤대회에 마스터즈 풀코스에 참석했습니다. 2012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2013년에 첫 번째 풀코스 완주를 경험했고 이번이 두 번째 도전입니다. 그동안 여러 번 풀코스에 도전하려고 했습니다만 4년 만에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우리 나이로 39세, 43세에 각각 도전한 풀코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간단한 숫자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소요시간 : 5시간 13분 20초 vs 5시간 28분 9초

훈련 거리 : 356Km vs 512Km

마지막 훈련 후 대회까지 시간 : 42일 vs 19일

훈련 최장 거리 : 21.1Km vs 30.0Km

올 해는 매월 지속적으로 달리기 연습을 해 왔기 때문에 거리도 156Km 더 달렸고,  대회를 앞두고 20Km, 25Km, 30Km 지속주 훈련도 했습니다. 막판에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19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42일 동안 연습 없이 치른 2013년에 비해 훈련양은 많았다고 자부합니다. 여기까지 써 놓고 보니 풀코스 도전자치곤 절대적인 훈련이 많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2013년에 비해 15분이나 늦은 시간에 finish line을 지났습니다.

이유와 다음번 전략을 생각해 봅니다.


1. 무더운 날씨

11월 첫 주의 2013년 중앙서울마라톤 대회 때는 오전에 추운 느낌이 들 정도로 서늘한 날씨에 치러졌습니다. 9월 말의 송도 대회는 아침에는 선선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주로에 들어서서 조금 달리기 시작하니 금세 더워지더군요. 게다가 중앙마라톤 대회는 출발 시간이 8시였습니다만 이번 대회는 출발 시간도 오전 9시로 12시~2시의 뙤약볕 아래서 달리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한마디로 더위와의 대결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봅니다. 늘 선선한 저녁시간을 택해서 훈련하던 몸이 더위 아래 달리는 것이 익숙지 않아서 훨씬 더 많은 에너지의 소모가 있었습니다.


2. 여전한 오버페이스

13년에 초반 10Km를 km당 6분 페이스로 달리다가 퍼진 기억으로 이번에는 훈련 때부터 20Km까지는 km당 7분으로 달리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습니다만 15Km까지 6분 30초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결국은 18Km 지점에서 걷기 시작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한번 걷기 시작하면 다시 뛰는 페이스를 찾기는 어렵더군요. 사람이 욕심을 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3. 미숙한 대회 운영

이번이 8회째인 송도 대회는 5Km, 10Km, Half, Full로 다양한 대회 구성으로 아침부터 많은 인원들이 대회 현장을 찾았습니다. 생각보다 많더군요. 그에 비해 대회 운영은 마라톤 대회 참가 초보인 제가 보기에도 여러 가지 미숙한 점이 많았습니다.

급수대에는 초반 20Km까지는 괜찮았지만 이후에는 물이 떨어져 없는 경우가 속출했고, 심지어 주로에 많은 주자들이 있음에도 교통통제를 바로 풀어 버리더군요. 물론 5시간 제한으로 마냥 교통 통제를 하고 있을 수는 없겠지만 주자들을 인도로 이동시켰다면, 적어도 코스 안내 이정표 정도는 남겨 두어야 할 것인데 그나마도 모두 치워버려 저처럼 시간이 더 걸린 주자들은 군데군데 버스를 기다리던 대회 자원 봉사자들에게 물어 물어 레이스를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골인 후에도 수분과 열량을 보충할 간식도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대회 준비가 부실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가시지 않더군요. 무엇보다 풀코스 출발이 9 시인 것은 출발 전에도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 뛰어보니 정말로 잘못된 방식이다는 의견입니다. 교통 통제에도 불리하고 주자들의 기록에도 불리한 결정입니다.


다음에는 어떻게?

중앙마라톤대회와 다른 점을 찾은 것이 가장 느린 페이스메이커가 4시간 30분이더군요. 중앙대회는 4시간 20분, 4시간 40분, 5시간으로 페이스메이커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에 맞춰 레이스를 운영하기가 쉽습니다. 11월 5일의 재도전 때는 5시간 페이스메이커에 딱 붙어서 오버 페이스 하지 않고 운영해 볼까 합니다. 물론 그전에 적절한 훈련이 따라야겠습니다.


달리는 동안 꼭 완주를 해 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잡았습니다. 제 달리기를 응원해 주는 지인들, 무엇보다 처음으로 아빠의 달리기에 결승점에서 기다리는 지민이의 얼굴이 떠 올라 중간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목표는 걷지 않고 5시간 내에 골인하기였습니다. 욕심을 내어 4시간 45분도 되지 않을까? 하였습니다만 언감생심이었습니다. 11월 5일 다시 도전할 때는 꼭 걷지 않고 5시간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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